‘슈팅 로봇’과 연습하고, 파리 경기장 재연... 양궁, 현대차 40년 지원 있었다
29일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10연패 신화’를 쓴 가운데, 올해로 후원 40년을 맞은 현대차그룹의 뚝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모자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태극기를 높이 들고 여자 양궁 단체전을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곧이어 시상식에도 아시아양궁연맹회장과 자격으로 참석해, 한국 선수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로 40년째 한국 양궁을 후원하고 있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으며 인연이 시작됐고,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 기업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를 후원한 사례 중 최장 기간이다.
오랜 후원 경험을 넘어, 최신 R&D(연구·개발) 기술을 도입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바람 등 외부 환경 변수를 측정한 후 조준점을 보정해, 평균 9.65점 이상 따내는 ‘슈팅로봇’이 대표적이다. 이달 초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연습에 투입돼 올림픽 직전 선수단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 이날 금메달을 딴 임시현 선수도 이 슈팅로봇으로 실전처럼 훈련을 했다. 또, 훈련 전반에 현대차그룹의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활에 덧대는 그립을 선수 맞춤형으로 제작했고, 심박수 측정 장치 등을 도입했다.
철저한 준비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지었다.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파리에서는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여 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시차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결승전 직후 현지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건강하게 남은 경기 잘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또 앞으로 (선수가)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서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또 저희가 도와드려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날 승리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올림픽 10연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종목을 처음 선보인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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