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축구팬들에게 고개 숙인 홍명보 “겸손한 자세로, 대표팀 성공과 발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대표팀을 운영하겠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55) 감독은 먼저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축구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 울산팬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응원으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울산 HD 팬들과 K리그 팬들을 향해 먼저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팬들로부터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 이후 5개월여 동안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나선 축구협회의 선정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며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활동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의 폭로를 시작으로 축구인들도 비판에 가세하며 새 출발을 앞둔 홍 감독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른 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뮌헨) 등 대표팀의 주요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했다. 그리고 국내로 돌아와 첫 일정으로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홍 감독은 자신이 이임생 이사와 대화하고, 고민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뒤 “한국 축구에는 유례없는 훌륭한 선수들로 가득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성적 뿐 아니라 대표팀의 확고한 방향과 체계 확립, 그리고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겸손한 자세로 팬들과 축구인들의 지적을 더 들으면서 전진하는데, 주어진 내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선수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하겠다”며 “많은 위험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 역시 변화를 원하면 받아들이겠다. 대신 선수들은 권한의 책임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선 “볼 소유는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야 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볼 소유가 돼야 한다”며 “상대의 역습에 확고히 대비하고 수비 시간은 짧게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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