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탈락, 아쉬움···황선우 “빨리 털고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
황선우(20)가 주종목인 자유형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9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를 기록, 16명 중 9위를 해 8명이 나가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충격의 탈락이다.
예선에서 1분46초13를 기록해 전체 4위로 준결승에 오른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더 좋은 기록을 냈다. 그러나 조 5위를 했다.
황선우가 뛴 1조에서 루크 홉슨(미국)이 1분45초19로 1위,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가 1분45초36으로 2위를 했고 다나스 랩시스(리투아니아·1분45초58)와 매튜 리차즈(영국·1분45초63)까지 전부 1분45초대를 기록했다. 접전 속에 조 1위 홉슨보다 0.73초 뒤지면서 황선우는 조 5위가 됐다.
2조에는 강력한 우승후보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를 포함해 역시 강자들이 있었다. 2조에서 1분44초대 기록이 2명이나 나왔다. 포포비치가 1분44초53으로 1위, 던컨 스캇(영국)이 1분44초9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막시밀리안 쥴리아니(호주·1분45초37)와 함께 마츠모토 카츠히로가 1분45초88로 황선우보다 0.04로 빨리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전체 9위로 밀려나 결승에 가지 못했다.
황선우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1분44초40이다. 올시즌 최고기록도 1분44초75로 지난 3월 도하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했다. 오전에 치른 예선에서 힘을 남겨놓고도 전체 4위를 했던 황선우는 “준결승 때는 1분44초대 기록을 가진 선수들이 많으니 결승처럼 뛰겠다”고 했다. 실제 그렇게 뛰었다.
황선우의 출발은 가장 빨랐다. 출발반응 속도가 0.59로 준결승을 치른 16명 중 가장 빨랐다. 중간지점인 100m까지 황선우는 1위를 달렸다. 50초95에 100m를 찍으면서 전체 1위를 한 포포비치(50초88)보다 불과 0.07 뒤졌다.
그러나 150m로 향하는 세번째 구간에서 50m를 27초67로 통과하면서 갑자기 처졌다. 이 구간에서 4위로 밀려난 황선우는 마지막 구간에서도 회복하지 못하고 5위로 밀려났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정유인 KBS 해설위원은 “후반부에서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레이스를 하다 한 번 페이스가 떨어지면 다시 끌어올리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1조에 배정된 것도 황선우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평했다.
황선우는 예선에서 최강자 포포비치와 함께 레이스 했고 좋은 기록을 낸 뒤 “포포비치를 보면서 헤엄쳤다”고 했다. 강한 선수와 같이 레이스 해 따라가면서 기록을 더 끌어올리는 효과다. 이날 준결승에서도 포포비치는 압도적인 기록을 냈고 함께 레이스 한 스캇도 1분44초대 기록으로 전체 2위를 했다. 2조 선수들의 기록이 훨씬 좋았다. 반면 황선우가 뛴 1조에서는 1분44초대 기록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황선우는 처음 출전했던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예선에서 1분44초62로 한국신기록과 주니어세계신기록까지 세운 뒤 준결승을 거쳐 결승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당시 경험을 쌓고 이후 크게 성장해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자유형 200m는 황선우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메달을 따낸 종목이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은메달(1분44초47),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에서 동메달(1분44초42), 지난 3월 도하 대회에서는 1분44초75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올시즌 기록도 4위였다. 이에 파리올림픽을 앞두고도 자유형 200m 우승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으나 예상밖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황선우는최종 순위를 확인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3년 동안 열심히 같이 준비했는데 많이 아쉽고 나에게 실망이 크다”고 했다. “지금 레이스에서 어디가 잘못됐는지 아직 파악을 못했다. 오전에 몸이 괜찮아서 준결승도 잘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후반 마지막 50m에서 부하가 많이 걸려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는 7위, 100m는 5위를 했다. 이후 메이저대회 자유형 200m에서는 단 한 번도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적이 없다. 그러나 정작 가장 기대했고 별렀던 올림픽에서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가장 메달이 유력했던 주종목으로 대회를 출발했지만 탈락했기에 충격이 매우 크다. 그러나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황선우는 “그래도 수영선수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교훈이 되는 경기였다. 올림픽이 끝은 아니고, 또 계영 800m와 혼계영 400m, 자유형 100m가 남았으니 빨리 털고 다음 경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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