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혼 모두 태우겠다”… 가황 나훈아, 마지막 콘서트 일정 공개
가요계의 전설 가수 나훈아(77)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콘서트 일정을 공개했다.
나훈아는 29일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시원섭섭할 줄 알았다. 그런데 시원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다”라며 “평생 걸어온 길의 끝이 보이는 마지막 공연에 남아있는 혼을 모두 태우려 한다. 여러분! 진심으로 고마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마지막 공연은 오는 10월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10월 26일 강릉 △11월 2일 안동 △11월 16일 진주 △11월 23일 광주 △12월 7~8일 대구 △12월 14~15일 부산으로 이어진다. 대미를 장식할 서울 공연 일정은 향후 공지될 예정이다.
앞서 나훈아는 지난 2월 27일 데뷔 58년 만에 자신의 은퇴를 시사하는 편지를 소속사를 통해 공개했다. “한 발 또 한 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다”며 편지의 운을 뗀 나훈아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또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고향역’ ‘갈무리’ ‘잡초’ ‘영영’ 등 수많은 히트곡을 비롯해 2600여 곡을 발표했다. 자신의 곡은 물론 ‘여자이니까’(심수봉), ‘당신의 의미’(이자연), ‘땡벌’(강진) 등 다른 가수에게 준 곡까지 약 200여 곡을 직접 쓴 싱어송라이터다. 그가 2020년 아버지의 무덤가에서 영감을 얻어 발표한 ‘테스형’은 젊은 층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세대를 아우르는 곡’과 ‘노인돌’(노인+아이돌)이란 호평을 얻었다. 2022년에는 데뷔 55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지난해 12월에는 단독 콘서트를 열어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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