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25년 좌파 집권 끝? WP “野 후보, 마두로에 크게 앞서”

김동현 기자 2024. 7. 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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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 연합 대선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가 28일 수도 카라카스의 투표소를 떠나면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28일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연합 후보가 3선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62) 대통령에 크게 앞섰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에디슨리서치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중도우파 성향 야권 연합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의 득표율(65%)이 좌파 성향의 마두로 대통령(31%)을 두 배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출구조사를 진행하지 않으나 에디슨리서치는 베네수엘라 유권자 68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 공식 개표 결과는 현지 시각으로 28일 자정 전후(한국 시각 29일 정오 전후)에 나올 전망이다. 당선자는 내년 1월 10일 6년 임기를 시작한다.

현지 언론 엘나시오날 등에 따르면,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각지 투표소 앞에는 전날 밤부터 긴 행렬이 만들어졌다. 한밤중부터 투표소 주변에 모인 이들도 있었다. 로이터는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우려 속 많은 이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CNE가 집계한 전체 유권자 수는 2139만2464명이다. 공식 투표율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엔 3선에 도전하는 마두로 대통령과 우루티아 후보를 비롯한 10명이 출마했으나, 일찌감치 마두로와 우루티아 후보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좌파 민족주의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난 타개와 정유시설 현대화 등을 약속했다. 외교관 출신인 우루티아는 변화와 통합, 화해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발산하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민간기업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4일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내가 대선에 패배할 경우 동족 간 내전이 벌어져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고 말해 패배 시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마두로의 피바다 발언에 공포감을 느꼈다”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가 정상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모두가 존중하는 선거 절차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패배하면 집으로 돌아가 다른 출마 기회를 모색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대선이 치러진 28일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많은 어려움에도 우린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민주적이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X(옛 트위터)에 적었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의 기틀을 다진 우고 차베스가 임기 중이던 2013년 사망한 뒤 그의 후계자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집권해왔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원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남미의 대표적인 부국으로 꼽혔으나, 1999년 군부 출신인 차베스가 집권한 뒤 전혀 다른 나라가 됐다.

주요 기간산업이 국유화됐고 각종 무상 복지 정책에 세금을 쏟아부었다. 이런 포퓰리즘 정책으로 서민과 빈곤층의 지지는 확보했지만, 국가 경제는 파탄일로를 걸었다. 차베스 후임에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더욱 수렁에 빠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재임 중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최고 6만5000%까지 치솟았다. 생활고를 버티다 못한 국민은 나라를 등지고 난민이나 불법 이민자가 됐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네수엘라 인구 약 30%인 770만여 명이 고국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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