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뤄졌다”… 54세 탱크, 시니어 메이저 첫 우승

■ PGA 시니어오픈 우승… 최경주“역사적인 승리”
미국·유럽 공유대회 첫 정상
메이저대회서도 생애 처음
“항상 TV로만 지켜봤는데
나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워”

최경주가 28일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막 내린 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더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꿈이 이뤄졌다. 나의 이 우승은 한국 선수 모두에게 역사적인 결과다.”

‘탱크’ 최경주가 다시 한 번 한국 남자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 최경주는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더시니어오픈(총상금 28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챙겨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리처드 그린(호주)을 2타 차로 따돌리고 PGA 챔피언스투어 두 번째 우승이자 첫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뒀다.

최경주는 초반 6개 홀에서 보기만 3개를 범했지만 9번 홀(파4)부터 14번 홀(파5)까지 6개 홀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를 집중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우승에 문제가 되진 않았다.

최경주는 우승 상금 44만7800달러(약 6억2000만 원)와 함께 내년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시니어투어에서 당분간 안정적으로 활약할 기회까지 손에 넣었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슈와브컵 랭킹 11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이 대회는 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메이저대회를 공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PGA 챔피언스투어와 DP월드투어의 시니어 무대인 레전즈투어가 공유하는 메이저대회다. 한국 선수가 양대 시니어투어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첫 우승이자 가장 많은 우승(8승)을 기록하고 PGA 챔피언스투어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가장 먼저 첫 우승과 메이저대회 첫 승까지 맛봤다. 최경주는 PGA투어에서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으나 시니어무대에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최경주가 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4년 마스터스의 3위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2011년 우승했다.

최경주는 “매우 행복한 한 주이고 나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다”면서 “선수로서 굉장히 까다로운 이 코스에서 평소보다 퍼트도 아이언도 더 잘 됐다”고 우승 비결을 꼽았다. 최경주는 “한국에서부터 TV로만 지켜봤던 이 대회에서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