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 급증… 5대 금융지주 상반기 11조 순익

박정경 기자 2024. 7. 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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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 11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별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데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리스크를 털어버린 데다 고금리 상황 속 가계와 기업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이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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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ELS 환입…역대 최고 실적
2분기 순익도 23% 증가 6.2조
가계·기업 쌍끌이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 2분기에만 12조 달해
예대마진 더 커져 하반기도 견고

국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 11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별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데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리스크를 털어버린 데다 고금리 상황 속 가계와 기업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이 배경이 됐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권이 내준 대출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도 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6조226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396억 원)와 비교해 23.6% 늘었다. 그룹별로는 KB금융(1조7324억 원)의 순이익이 가장 컸고, 신한금융(1조4255억 원), 농협금융(1조1026억 원), 하나금융(1조347억 원), 우리금융(9314억 원) 순이었다.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1조10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상반기(10조8997억 원)보다 2067억 원(1.9%) 많은 역대 최대실적이다. 이 중 KB·농협·우리금융이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냈고 신한금융도 일회성 비용을 뺀 경상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사실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상반기 기준으로는 순익이 역대 최대였다.

이들 금융그룹의 호실적 바탕에는 대출 자산의 증가로 인한 견조한 이자이익이 있다. 농협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원화 대출금은 올해 들어 57조 원가량 폭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속도 조절 압박에도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기업대출 경쟁으로 관련 대출 잔액도 빠르게 증가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내렸으나 대출 잔액 증가로 NIM 하락 효과를 상쇄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5대 금융의 올해 2분기 이자이익은 12조523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2분기에는 홍콩H지수 호조에 따른 ELS 배상과 관련한 일회성 이익도 발생했다. 5대 은행은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ELS 배상과 관련해 약 1조6650억 원의 충당부채를 쌓았는데, 지수가 반등하면서 일부 금액이 환입됐다.

금융그룹들의 호실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를 조절하면서 예대마진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어난 대출만큼 부실 위험 지표도 동시에 커졌다는 점이다. 5대 금융그룹의 지난 2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약 12조3930억 원으로 총여신(2002조4354억 원) 대비 0.62%를 기록, 지난 2019년 1분기(0.63%) 이후 가장 높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른 재평가,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사업장 재분류 등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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