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정신 나갔다”…전설의 빵집 성심당의 7천원짜리 망고 빙수 [전문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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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13만원'이 뚝 떨어진다.
빙수 최초로 13만원을 찍었다.
성심당은 인절미 망고 딸기 빙수 3종을 단 7000원대에 판매중이다.
KTX 열차 왕복에, 성심당표 망고빙수까지 배터지게 먹고와도 13만원은 안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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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검색창에 ‘13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쳐 봤다. 기름 풀로 채우고 머리식힐 겸 드라이브 한 뒤, 순대국 한그릇 먹고 오겠다, 간병인 일당이 13만원이다, 계좌로 무통장 입금해 주면 교통카드 충전하겠다는 글까지 줄줄이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신문사 주말 근무 수당과도 얼추 맞먹는다.
꽤나, 다양한 일을 벌일 수 있는 13만원. 요즘 13만원쯤은 우스운, ‘초럭셔리’ 여름 간식이 있다. 이게 재밌다. 이율 배반적이게도, 주인공이 ‘서민 여름별미’의 대명사, 빙수여서다.
우선 ‘서민’ 수식어의 역사부터 보자. 빙수의 존재가 부각된 건 조선시대부터다. 당시만 해도 ‘얼음’은 왕이 하사해야 맛볼 정도로 귀한 존재였는데, 일제강점기 제빙 기술이 도입되면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1921년 동아일보에는 ‘경성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빙수집이 187곳, 조선인이 운영하는 빙수집이 230곳으로 도합 417곳이다’는 보도 내용도 나온다. 고위 관료만 맛보던 호사를 이 당시부터 누구나 즐기고 있었던 셈이다.
본 기자 역시 ‘국민학교’ 빙수 추억이 있다. 이름하여 ‘빙수 포차’다. 떡볶이 오뎅 튀김과 함께 포차에서 파는데, 한그릇 가격이라 해 봐야 200원에서 300원선이었다.
자, 지금부터는 빙수의 초럭셔리 반란. 서민 여름별미가, 다시 ‘왕실’로 컴백한 듯한 분위기가, 생겨난 건 비교적 최근이다. 모멘텀이 있다. 비싼 애플망고가 토핑으로 추가되면서 부터다. 경쟁의 불씨(?)를 지핀 건 제주 신라호텔이다. 2008년께 제주 농가를 돕기 위해 ‘로컬 식재료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였는데, 이게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폭발한 거다. 결국 전국 호텔가로 ‘망빙’바람이 번지면서 초럭셔리 경쟁이 불이 붙었다.
2위에 오른 곳은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의 애플망빙이다. 가격은 13만원에서 4000원 빠진, 12만6000원. 3위는 망빙의 원조 신라호텔이다. 사상 첫 10만원 돌파 빙수 기록을 세웠는데, 이후 시그니엘과 포시즌스가 치고 나오면서 10만2000원의 현재 가격은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호텔 뿐만이 아니다. 카페나 프랜차이즈 빵집 빙수도 1만원대를 넘은 지 오래다. 이쯤되면 빙수에 붙은 ‘서민’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떼야 할 판이다.
누리꾼들의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 벗어나) 이제는 서울 진출 제발 해라” “진짜 정신 나갔다” “이러니 줄이 길 수밖에 없다” 등의 긍정 반응 일색이다.
이번 주말에는, SNS에 망빙사진 올려야 된다며 호텔 노래 부르시는 와이프 손 잡고 대전 성심당이나 찍고 와야겠다. KTX 열차 왕복에, 성심당표 망고빙수까지 배터지게 먹고와도 13만원은 안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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