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러 따라나선 동기에 “고맙다”며 엉덩이 만진 이등병 [사건수첩]

강승훈 2024. 7. 29. 11: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대 A씨는 2022년 4월 군 훈련소를 거쳐 강원도 한 보병사단으로 전입했다.

A씨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던 자신을 위해 따라나선 B씨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엉덩이를 1초가량 만졌다.

 애초 군사법원에 기소된 이 사건은 A씨가 전역한 지난해 9월 민간 법원으로 옮겨졌고,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됐다.

 반면 B씨는 앞선 수사기관 조사에서 "A씨가 오른쪽 엉덩이를 아주 살짝 1초쯤 움켜잡았다. 툭 친 정도는 아니었다"고 맞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원 “성적 의도 없더라도 추행”
강제추행 유죄 인정, 선고는 유예
“선량한 도덕관념에도 맞지 않아”

20대 A씨는 2022년 4월 군 훈련소를 거쳐 강원도 한 보병사단으로 전입했다. 어느 날 그는 같은 생활관을 쓰는 B씨에게 “담배 피우러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당시 A씨는 내부 지침에 따라 이등병 혼자서는 흡연하러 갈 수 없던 탓에 동기에게 말을 건넨 것이다.

A씨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던 자신을 위해 따라나선 B씨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엉덩이를 1초가량 만졌다. B씨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드러내자, A씨는 곧장 사과했지만 이후 군 당국의 수사로 이어졌다. 애초 군사법원에 기소된 이 사건은 A씨가 전역한 지난해 9월 민간 법원으로 옮겨졌고,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됐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그는 법정에서 “친근감의 표시로 동계바지 위로 1초 정도 엉덩이를 만졌다. 툭 친 적은 있지만 움켜쥐진 않았다”면서 “추행이 아니고 고의성도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앞선 수사기관 조사에서 “A씨가 오른쪽 엉덩이를 아주 살짝 1초쯤 움켜잡았다. 툭 친 정도는 아니었다”고 맞섰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는 유예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동기였지만 엉덩이 접촉을 허용할 정도의 친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엉덩이는 보통의 성인 남성 사이에서도 쉽게 손을 대지 않는 성적인 부위”라면서 “성적인 욕구를 만족하겠다는 목적이 없었더라도 추행의 고의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지 위로 엉덩이를 만진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뿐만 아니라 선량한 도덕 관념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준다.

부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