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맡아달라"…현대차그룹 '40년 양궁 동행' 4년만에 또 빛났다
현대차, 슈팅로봇부터 파리 현지 전용 훈련장까지…첨단 기술 지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 신화를 달성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신화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노력과 함께 40년간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운 현대차(005380)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여자 양궁팀 임시현·전훈영·남수현 선수는 28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세계 양궁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의 10연패는 선수들과 코칭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국가대표들은 파리 올림픽 포디움의 제일 위에 서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치열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이날 10연패 현장에는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부인 정지선 씨,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과 배우자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삼성글로벌리서치 글로벌전략실장 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도 관중석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정 회장과 김 위원은 경기 이후 열린 시상식에 깜짝 등장해 선수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특히 지난 40년간 전폭적으로 후원한 현대차그룹의 정 회장이 직접 시상자로 나서 금메달의 의미를 더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40년간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는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선수들의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했다. 파리 올림픽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다. 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현장 적응력을 높였다.
지난 6월 29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K리그 경기를 앞두고 소음적응 훈련을, 파리의 센강에 인접해 있는 앵발리드 경기장의 강바람 변수를 대비해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을 시행했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 떨어진 곳의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전용 훈련장과는 별도로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 의무치료실, 라운지 등을 갖춘 선수단 휴게 공간을 마련해 시합과 연습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체육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베테랑 영양사가 구성한 음식을 제공하고, 스포츠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를 선수들과 함께 가도록 해 선수들의 건강과 심리도 챙겼다.
훈련에는 현대차그룹 기술력도 동원했다.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를 비롯해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휴대용 활 검증 장비 등이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정 회장은 이날 시상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선수들이 큰 부담 속에서도 정말 잘해줬고 연습을 굉장히 열심히 하면서 큰 각오로 임했다. 선수들, 그리고 협회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며 "선수들이 아무쪼록 건강하게 남은 경기 잘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계시니까 앞으로도 본인이 해왔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많이 힘도 빼고 정신적으로도 너무 흥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침체하지도 않으며 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궁 금메달 획득 개수 전망을 묻는 질문에 "협회에서 3개를 예상했으니 3개는 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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