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모드 믿고 달리다 ‘쾅’... 올해만 9명 숨져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3년 새 4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로교통공단이 29일 밝혔다. 공단은 앞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름 휴가철(7∼8월)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2019년 769건, 2020년 632건, 2021년 864건, 2022년 856건, 2023년 896건 등 총 4017건이 발생했다.
사고에 따른 사망자와 부상자는 2019년 각각 36명과 1756명, 2020년 46명과 1417명, 2021년 27명과 1794명, 2022년 33명과 1847명, 2023년 28명과 203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교통사고 발생 요인으로는 전방주시 태만,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61.4%로 1위였다. 안전거리 미확보도 29%로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에 탑재된 ACC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고 도로교통공단은 전했다. ACC는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운전 보조 기능이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시 편의성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운전자가 이런 ACC 기능에만 의존한 채 전방 상황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ACC를 이용하거나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는 총 19건이다. 이로 인해 17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8건이 발생해 9명이 사망했다.
도로교통공단은 “대부분의 ACC가 건조한 노면과 평지, 일반적인 중량을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비나 눈, 안개와 같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카메라와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 거리가 늘어나 앞차와의 거리 유지가 어려울 수 있고, 탑승자가 많아 차량 무게가 늘어난 경우나 내리막길, 굽잇길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도로교통공단은 이어 “전방 차량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정차한 경우 또는 공사 중이거나 사고 처리 현장에서도 전방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추돌할 수 있다”면서 “ACC 기능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자동차 사용 설명서에 기재된 인식 제한 상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일반도로에 비해 주행속도가 빠른 만큼 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쉬워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ACC는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은 아닌 만큼 운전자가 항상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응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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