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아재폰'의 반란, 삼성 갤럭시Z폴드6

백유진 2024. 7. 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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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진 디자인·매트한 질감 더해져 세련미↑
폴드 맞춤 AI 기능으로 생산성 작업에 유용
무게는 가벼워졌지만…가격 부담은 여전
갤럭시Z폴드6./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갤럭시 폴드는 지난 2019년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대를 연 제품이다. 하지만 클램쉘(조개 모양) 타입의 플립 제품이 등장하며 인기를 몰자, 폴드는 뒷방 신세로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대화면의 장점에도 특유의 디자인 탓에 '아재폰'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6를 대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 12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국내 사전 판매에서 폴드의 사전 판매 비중이 전작 대비 10%가량 상승했다.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의 사전 예약 비중은 40대 60이었다. 폴드 제품의 비중이 작년 30% 수준에서 40%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로부터 폴드의 '아재' 누명을 벗길 갤럭시Z폴드6를 대여해 일주일 동안 사용해 봤다.

갤럭시Z폴드6의 실버 쉐도우는 사전 판매에서도 절반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색상이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각'선미 더해 투박함 벗었다

갤럭시Z폴드6가 아재폰 느낌이 사라진 것은 디자인 변화 덕분이다. 이번 신제품은 제품 전체가 광택이 없는 질감으로 무광 처리돼 있다. 전작들보다 세련된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일 듯하다. 굴곡 없이 각진 형태로 날렵해진 것도 세련미를 더한다. 

갤럭시Z폴드6 상단 테두리가 각진 형태로 바뀌면서 베젤과의 통일성이 생겼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베젤(테두리)도 전작 대비 얇아지고, 완성도가 높아졌다. 전작의 경우 베젤은 둥글고 제품 모서리는 각져 있어 빈 공간이 많았다. 하지만 폴드6는 제품 모양과 베젤 모양을 동일하게 맞춰 마감이 깔끔해졌다. 이밖에 스피커도 구멍이 아닌 일자 형태로 바뀌며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갤럭시Z폴드6 실제 무게는 243g 수준이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깔끔해진 디자인에 감탄하면서 제품을 들어보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폴더블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가볍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Z폴드6의 공식 무게는 239g이다. 바(Bar) 타입 제품인 갤럭시S24 울트라의 무게가 232g인 것을 고려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한 셈이다. 전작 갤럭시Z폴드5의 공식 무게(253g)와 비교해도 14g 줄었다. 다만 실제 폴드6의 무게를 쟀을 때는 공식 무게보다 4g 정도 무거운 243g으로 나왔다. 이 정도는 오차 가능 범위긴 하다.

갤럭시Z폴드6 커버 화면은 일반 바 타입 스마트폰과 비슷해진 화면 비율을 적용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제품 외부의 커버 화면의 사용성도 높아졌다. 폴드 제품은 화면을 닫고 접은 상태에서 커버 화면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커버 화면은 가로 넓이가 좁고 세로 길이가 길어 화면 비율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갤럭시Z폴드6는 화면 비율을 22.1:9로 개선해 바 타입 제품과 비슷하게 바꿨다.

갤럭시Z폴드6의 후면 카메라는 전작과 디자인이 바뀌면서 보다 투박해졌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다만 카메라 디자인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가 전작 대비 심해졌다. 보통 케이스를 쓰기 때문에 사용할 때 큰 불편함은 없을 테지만, 뒷면 카메라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정도다.

폴드 맞춤형 AI 기능

갤럭시Z폴드6는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폴더블 신제품에 처음으로 AI가 적용되는 것인 만큼 폴더블에서 활용하기 좋은 AI 기술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폴드 모델은 스마트폰이지만 태블릿처럼 활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대화면의 장점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그림을 그리거나 문서 작업을 하기 좋다. 갤럭시Z폴드6의 AI 기능이 이러한 생산성 작업에 집중된 이유다.

에펠탑 근처에서 날아가는 새를 상상하며 그려넣으니, 완성도 높은 이미지가 여럿 생성됐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갤럭시Z폴드6의 AI 기능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도 '스케치 변환' 기능이었다. 간단한 스케치만 그려도 갤럭시AI가 사용자의 스케치에 기반해 이미지를 완성시켜준다. 실제로 에펠탑 사진에 날아다니는 새를 합성해 넣는 작업도 간단했다. 사진 빈 공간에 '3' 모양을 몇 개 그려 넣는 것만으로도, AI가 새를 그리고자 하는 의도를 알아차렸다.

삼성 노트에 쿠로미 캐릭터를 간단히 그려 '스케치 변환' 기능을 사용해봤다. 간단했던 그림이 순식간에 그럴듯한 일러스트 이미지가 됐다./영상=갤럭시Z폴드6 녹화

스케치 변환은 초보의 그림도 전문가의 작품처럼 바꿔주기도 한다. 삼성 노트앱에서 손 그림으로 특정 캐릭터를 단순히 그린 후, 스케치 변환 기능을 써봤다.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선택지는 △수채화 △일러스트 △스케치 △팝아트 △3D카툰 등 5가지다.

삼성 노트에 쿠로미 캐릭터를 간단히 그려 '스케치 변환' 기능을 사용해봤다. 시계 방향으로 △수채화 △일러스트 △3D카툰 △팝아트 △스케치로 변환된 이미지다./사진=갤럭시Z폴드6 캡처

그림을 선택한 뒤 일러스트로 변환해보니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 이미지가 완성됐다. 갤럭시AI가 스케치를 기반으로 그래픽 요소를 추가하고 채색도 해주기 때문에 누구든 전문가 같은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다. 

글쓰기 기능으로 여름맞이 납량특집을 준비해봤다. 기대만큼 오싹한 느낌은 없었지만, 제법 그럴듯한 글이 완성됐다./영상=갤럭시Z폴드6 녹화

삼성 키보드에 새롭게 추가된 '글쓰기'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메일 본문이나 SNS 게시글의 문구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이야기도 손쉽게 써냈다. 다음은 전문적인 말투로 '등골이 오싹한 무서운 이야기'를 요청한 결과다.

깊은 산 속 낡은 집에는 어둠 속에서만 움직이는 그림자가 있다고 합니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날에도 창문은 저절로 덜컹거리고, 마룻바닥에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이한 이야기를 속삭이며 떠났습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다락방에서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은 결코 그 집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합니다.
갤럭시Z폴드6./사진=백유진 기자 byj@

폴드 모델이 처음 공개된 지 6년이 지난 만큼, 대화면 등 폴더블 고유의 장점에 대해서는 흔히 알려져 있다. 게다가 시장 초기와는 달리 경쟁 제품이 많아져, 단순히 폴더블의 장점만으로는 경쟁력을 찾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Z폴드6에서 앞세운 차별화 포인트는 폴드 모델에 적합한 'AI 기능'이다. 폴드 모델의 강점을 돋보이게 해주는 AI 기능으로 사용성은 더욱 좋아졌다. 여기에 세련미를 더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아재폰 느낌도 줄었다. 평생 아이폰만 고수해 온 지인도 실물을 보고 '한 번쯤 써보고 싶은 폰'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하지만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대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다. 가벼워진 무게만큼 가격 다이어트도 필요할 듯 싶다.

갤럭시Z폴드6 외관./영상=백유진 기자 byj@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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