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돋보기] 실거래가로 본 주택 시장 ‘3종(種) 3색(色)’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2024. 7. 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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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요즘 주택 시장은 ‘3종(種) 3색(色)’이다. 같은 아파트 시장이지만 서울, 수도권과 지방 간 차이가 극심하고 아파트와 빌라 같은 비(非)아파트 간 온도 차도 심하다. 재건축에 대한 인기가 식으면서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요즘 부동산 시장은 울퉁불퉁한 양상이므로 초점을 명확하게 맞춰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두루뭉술하게 보지 말고 시장을 세분화해서 봐야 착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 본격 회복세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올 1월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 2월부터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해 9월까지 올랐다가 3개월간 조정받았다. 3월부터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서울은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다. 일부 지역에선 과열 초기 양상을 보인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면서 시장도 전광석화처럼 광속으로 움직인다. 과거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시절의 시장 흐름과 같이 봐선 안 된다. 오죽하면 분석하면 구버전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까.

이처럼 빠른 반등세를 보이는 것은 전셋값이 오르고 분양가는 치솟는 데다 공급 절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의제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부족이었다면 올해는 공급 부족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바뀐 것 같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은 비탄력적이지만 수요는 탄력적일 뿐만 아니라 가변적이다. 단기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수요 축의 변화에서 나타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5007건으로 ‘저항선’인 5000건을 훌쩍 넘었다. 7월 말까지 집계되는 6월 거래량(7월 16일 현재 6370건)은 7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2006년 이후 역대 평균 거래량인 6000여 건을 뛰어넘는 것으로, 거래량으로 본다면 시장이 회복 사이클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거래가 크게 늘면 거래 상투로 보는 경우가 있으나 아직은 회복 초입이라 그렇게 보기는 이른 것 같다. 경기도 역시 5월 아파트 거래량이 1만279건으로 2021년 8월(1만3479건) 이후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6월 거래량도 크게 증가(7월 16일 현재 1만1662건)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7월 15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게시돼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는 총 2만 3328건이 거래됐다. 그중 53.1%(1만2396건)가 9억 원 초과 거래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 뉴스1

아파트값도 제법 올라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5월 전달 대비 1.15% 올랐다. 이로써 올해 들어 5월까지 누계로는 2.78% 올랐다. 6월 실거래가 잠정지수 상승분(1.01%)까지 포함하면 4%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에도 10% 안팎 올랐다. 선행 지수 성격을 띠는 잠정지수가 플러스를 유지해, 지금 같은 회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역사적 고점이었던 2021년 10월의 85.6% 수준으로 회복됐다. 최근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신고점을 뚫은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상승보다는 회복 과정으로 보는 게 나을 것이다.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5월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달 대비 각각 0.16%, 0.24% 올랐다. 이들 지역 역시 6월 잠정지수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어 회복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상승 폭이 낮았던 인천이 경기도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수요자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으로 이동한다.

신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더 오르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한 특징이다. 실제로 6월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 준공 연도별 시세 동향에 따르면, 지은 지 5년 이내 아파트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5%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준공 연도가 오래될수록 가격은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축을 선호하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가 주택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하고 있는 데다 재건축을 수익성 악화로 꺼리는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지방 아파트는 여전히 싸늘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방 아파트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달 대비 0.34% 하락했다. 지난해 말보다 0.84% 하락한 것이다. 6월 잠정지수도 약보합세(-0.08%)를 띠고 있다. 따라서 지방은 매물 소화 과정에 바닥 다지기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약세는전체 미분양의 80%에 해당할 만큼 소화불량이 걸린 데다 젊은 인구 유출, 미국발 고금리쇼크에도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점이 거론된다. 지방 아파트는 실수요 성격이 강해 통화량이나 금리 영향을 수도권보다는 덜 받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하락하다 보니 회복기에도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다. 울산의 경우 올해 들어 5월까지 0.31% 오른 데 이어 6월 잠정지수도 0.29% 상승했다. 전북 역시 5월 현재 지난해 말 대비 1.15% 상승한 데 이어 6월 잠정지수도 0.34% 올라 상대적으로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 서울이나 수도권을 따라 시차를 두고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지만, 그 속도는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빌라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서울 지역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가격도 아파트보다는 못하지만, 일부 회복세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가 대체재인 빌라나 다세대주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은 213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7.5% 늘어났다. 수도권은 7.7% 늘었지만, 지방은 2% 정도 줄었다. 5월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는 전달 대비 0.61% 올랐고 전년 말 대비로는 1.87%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5월 전달 대비 0.55% 올랐지만 6월 잠정지수는 0.72% 내림세로 나타났다. 때문에 기저 효과에 따른 반짝 반등인지, 본격 회복세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시점에 수요자의 자세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빠르게회복하고 있지만, 실수요자는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 사이클은 9년간 오르는 대세 상승장이었지만 지금은 인구 감소, 가계 부채, 비싼 집값 등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길지 않을 수 있어서다. 따라서 매입하더라도 호가대로 덜컥 매입하지 말고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곳을 골라내는 것이 필요하다.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다리품을 팔수록 좋은 매물을 발굴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부지런해야 결실을 얻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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