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치매 진단 '꿈'…타우·β아밀로이드 동시 측정하니 더 정확

권영미 기자 2024. 7. 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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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룬드대 연구…초기 인지 장애 상태서 90% 이상 정확도
혈액 검사를 받는 한 노인. <자료 사진> 2015.12.29/뉴스1 ⓒ News1 임경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치매의 바이오마커인 혈액 내 타우 217 농도와 베타아밀로이드 40/42 비율을 측정한 혈액 검사를 결합해 90% 이상의 정확도로 초기 치매 사례를 진단했다고 한 연구가 밝혔다. 현재 일차 진료에서 인지 검사로 치매를 잡아내는 정확도는 61%,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도는 73%에 불과한데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 연구는 이날 자마 뉴롤로지(JAMA Neurology) 저널에 발표됐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자들이 스웨덴의 1차 진료와 전문 진료소에서 인지 평가를 받은 평균 연령 74세의 121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초기 상태여서 기억장애나 인지 장애만 일부 나타나는 경우 알츠하이머인지 아닌지 판단이 쉽지 않다. 알츠하이머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은 현재도 있기는 하다. 증상 전이라 해도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과 뇌척수액의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측정을 통해 뇌의 변화를 감지하면 치매를 빨리 진단할 수 있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침습적이다.

그래서 학계는 그간 치매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뇌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타우 단백질을 혈액 검사를 통해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p-tau217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타우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에서 가장 큰 특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이를 혈액 검사의 마커로 삼았다.

수년 전부터 스웨덴 룬드대학교의 준교수이자 수석 컨설턴트 신경과 의사인 공동 연구자 세바스찬 팜비스트 연구팀도 이 연구에 매달렸다. 팜비스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혈액 내 p타우-217 농도의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 치매가 시작된 단계에서 이 수치는 알츠하이머병이 없는 노인에 비해 8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 룬드대 연구자들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p-타우217 검사는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 상승을 식별하는 데 최대 96%의 정확도를 보였고, 타우를 식별하는 데 최대 97%의 정확도를 보였다. 타우나 베타아밀로이드는 둘 다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종류인 베타(β)아밀로이드 42와 40의 비율을 측정, 이를 p타우-217 농도 분석과 결합하니 알츠하이머 예측에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시작되기 수십 년 전부터 타우와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침전물이 뇌에 축적되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30대나 40대일 때 이들 물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하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매의 발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 신경퇴행성질환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이자 예방 신경학자인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는 "베타아밀로이드 40/42 비율과 p-tau217을 조합하면 진단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인정했다.

룬드대학교 신경학 교수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오스카 한손 박사는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종이와 펜 검사와 디지털 인지 평가는 알츠하이머병을 구체적으로 식별하는 데 정확도가 높지 않다"면서 "다른 많은 질환과 질병이 유사한 인지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오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의가 진단해도 20~30%는 다른 병인 경우가 있다면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에는 혈관성 치매, 우울증, 갑상샘 질환, 수면 무호흡증, 심지어 비타민 B12 결핍증이 있다고 했다.

초기 검사에서 이들 유사 병이 걸러지지 않기에 아밀로이드 PET 검사 같은 본격 검사에 예약이 쌓여 현재의 인지 평가에서 PET 검사와 척수 검사로 인한 확정까지는 평균 6년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진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라서 전문의를 만나 확진되어 약을 받더라도 이미 그 시점에선 약이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혈액 검사가 상용화되면 이 대기 시간은 6~13개월 사이로 줄어들 수 있다고 연구는 밝혔다. 다만 연구자들은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의사의 이 혈액 검사에 대한 지침 수립과 배포, 교육 방법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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