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가 민주당 손절한 ‘진짜 이유’…“전기차 행사 문전박대가 출발점”

WSJ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 바이든의 머스크 무시에서 시작”
2021년 백악관 전기차 업계 수장 초청 행사에 머스크만 초대 안해
바이든 GM 전기차 칭찬에 머스크 “바이든은 사람 모습의 꼭두각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근 실리콘밸리의 우파 선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이유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적인 ‘머스크 무시’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트럼프를 선택한 데는 부분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머스크를 무시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2021년 8월에 있었던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목표 행정명령 발표 사례를 들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8월 전기차 도입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바꾸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행정명령 서명과 함께 백악관은 ‘전기차 서밋’을 개최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자동차 회사들의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WSJ는 2021년 하반기 당시 미국에서 운행되는 전기차의 약 3분의 2 가량은 테슬라의 전기차였음에도 백악관 주최 행사에 머스크가 초청받지 못한 점에 주목하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테슬라 임원들이 여러 번 바이든 대통령에게 머스크 CEO를 소개하려고 했고 머스크 본인도 TV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과 민주당에 투표했다고 밝혔음에도 계속해서 무시당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의 전기차 전환 노력을 칭찬한 엑스(X)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답글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았다. [출처=엑스]

소식통에 따르면 2021년 8월 전기차 서밋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테슬라와 갈등을 빚던 민주당 핵심 지지세력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백악관이 머스크 CEO와 거리를 두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알려졌다.

노조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은 이후 머스크 CEO와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시발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달 후인 2021년 11월 미 전역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포함한 1조달러(약 138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 서명을 기념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메리 바라 GM CEO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GM과 포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미국에서 만들고 있다”며 칭찬하자 머스크 CEO는 답글로 “T로 시작해 A로 끝나고 중간에 ESL이 있다”며 “바이든은 인간의 모습을 한 젖은 꼭두각시다”고 공개적인 반박을 가했다.

2021년 4분기 기준 테슬라는 미국 전역에서 11만5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공급했지만, GM의 같은 기간 생산량은 단 26대에 그쳤다.

WSJ는 이후 머스크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해 “‘워크(woke)’ 바이러스는 분열적인 정치적 정체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반대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미워하고 자기 자신도 미워하게 만든다. 공산주의가 리브랜딩된 것”이라며 민주당의 기조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바이든 대통령의 불법이민과 경제 문제까지 폭넓은 비판을 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머스크 CEO가 테슬라를 통해 자산가가 되는 과정에서 머스크의 주변인들은 주로 좌파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되면서 머스크가 민주당에서 멀어졌다고 전했다.

2022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전환 노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대신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를 칭찬한 것을 비판한 한 엑스(X) 글에 머스크 CEO가 바이든 대통령을 “인간의 모습을 한 젖은 꼭두각시”로 비판한 답글. [출처=엑스]

앞서 머스크 CEO는 억만장자에 대한 재산세 부과와 빅테크 규제 문제를 놓고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등과 엑스에서 자주 설전을 벌이곤 했다.

과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선거 캠페인 매니저를 맡았던 브래들리 투스크는 WSJ에 “아무도 공격 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누구가를 끝없이 공격하면 그에 대한 대답은 ‘꺼져라’가 된다”며 “머스크 또한 인간이고, 사람들이 머스크를 정치적 먹잇감으로 이용할 때 머스크도 특정한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WSJ는 단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소외 받고 배척당한 것을 넘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법률 위반 사실을 조사한 점, 법무부가 스페이스X를 채용 관행에서 벌어진 차별적 행위에 대한 제소를 한 점, 연방통신위원회가 스타링크에 대한 9억달러 규모의 농촌 광대역 이동통신 보조금 지원을 거부한 점 등을 거론하며 머스크는 이 모든 것들 아래 자신을 향한 정치적 동기가 깔려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