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패’ 한국 양궁···여자 단체전, 또다시 웃으며 ‘금’ [플랫]
‘러시안 룰렛’에 비유되는 슛오프에서 한국은 중국과 27-27 동률을 기록했다. 자칫 잘못하면 금메달도, 여자 단체전 10연패도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맏언니’ 전훈영(인천시청)이 쐈던 첫 발과 임시현(한국체대)이 쏜 마지막 화살이 9점에서 10점으로 바뀌었다. 최종 스코어는 29-27. 마치 축구의 비디오 판독(VAR)으로 승패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임시현과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이 힘을 합친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사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슛오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세트포인트 5-4로 승리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궁사들이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10연패에 성공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서 10회 연속 우승은 40년간 한 나라가 특정 종목에서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랍기 짝이 없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10연패에 도전한 종목이 미국 수영 남자 100m 혼계영과 케냐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이 있었는데 미국 수영만 10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 양궁이 먼저 10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이 10번의 금메달을 따낸 절반의 결승 상대가 중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사실 한국의 10연패 도전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도 적잖았다. 어느 때와 달리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첫 올림픽 출전이라 경험 부족이 지적됐다.
그러나 한국 궁사들은 경험보다 단단한 시스템의 힘을 보여줬다. 양궁은 올림픽보다 태극마크 경쟁이 더 힘들다고 말한다. 세 차례 선발전을 통해 성적만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가리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 3관왕인 안산이 떨어졌을 정도니 그 험난함을 짐작할 만 하다. 바꿔 말하면 태극마크를 따낸 선수는 실력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의미도 된다. 이 치열한 내부 경쟁은 최근 세계양궁연맹(WA)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TEN’에서도 집중 조명됐다.
한국 선수들은 랭킹라운드에서 보여주기 시작한 활솜씨를 단체전에서도 유감없이 자랑했다. 센강에 인접한 레쟁발리드의 ‘강바람’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고비마다 힘을 발휘했다. 네덜란드와 준결승 슛오프에선 부진이 우려됐던 전훈영과 남수현이 각각 9점과 10점을 쏘면서 강심장을 자랑했다. 결승전 역시 전훈영이 10점을 6개나 쏘면서 슛오프에서 웃었다.
여자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이 나오면서 이번 대회 얼마나 많은 금메달이 나올지도 관심사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시현은 여자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양궁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전 종목 석권(4개)이 이번에도 재현된다면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질 전망이다.
▼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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