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고깃집 차릴까 했는데"→'삼성행' 40세 송은범의 파란만장한 스토리 [MHN이슈]

박연준 기자 2024. 7.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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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송)은범이가 현역 은퇴 결정 후 '고깃집 차려야 하나' 까지 생각을 같이했었다."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찾아온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1984년생 베테랑 투수인 송은범에게도 적용되었다. 꾸준히 준비를 해왔던 것이 불혹의 나이에도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하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5일 "불펜 강화를 위해 투수 송은범과 올 시즌 잔여기간 연봉 5000만원, 옵션 3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송은범은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를 거쳐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다.

송은범은 KBO 리그 통산 21시즌 동안 680경기 1,454이닝 88승 95패 57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전천후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팀의 마당쇠 역할을 해낸 송은범이었다.

그러나 나이 앞에서 구위 역시 예전 같지 않았다. LG 소속이었던 지난 2020년 송은범은 56경기에 등판하며 위력적인 공을 구사했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의 등판 경기는 점점 줄어들었다.

2021년 35경기, 2022년 25경기로 등판 횟수가 줄어든 그는 지난해 1군 단 4경기만 등판하고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 이후 송은범을 찾는 타 구단의 연락은 없었다. 이에 송은범은 지난 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JTBC 야구 예능인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송은범의 에이전트인 셀렉원 스포츠 에이전시의 송산 대표는 본 기자와 전화에서 "(송) 은범이가 현역 은퇴를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깃집을 차려야 하나 생각을 함께 나눴었다"고 말했다.

은퇴를 결정하고 야구가 아닌 또 다른 길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와중, 삼성 구단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고, 송은범 역시 "야구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고 말하며 삼성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산 에이전트는 "지난 5월 삼성 구단으로부터 '송은범 선수가 현역 연장 의사가 있다면 함께하고 싶다. 우선 경산에 합류해 함께 몸을 만들어보자'고 말했었다"며 "은퇴까지 생각했던 은범이라고 해도 (현역 선수 생활에 대해) 아쉬움이 늘 남아 있었다.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준 삼성 구단에 은범이 역시 크게 감사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은범은 5월 삼성의 퓨처스팀이 자리하고 있는 경산에 합류하여 구단의 훈련 등 지원을 받으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어 최근 들어 라이브 피칭, 불펜 피칭 등을 소화하며 구위를 점검했고, 최종 테스트에 합격하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송산 에이전트는 "다행히도 송은범 선수가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을 준비하며 몸을 만들어놨었기에, 정식 계약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최근 실전 경기까지 소화했다. 그는 지난 27일 함평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퓨처스팀과의 퓨처스 경기 4회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을 남겼다. 실점을 올렸으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 소속이던 지난 2023년 7월 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385일 만에 실전 등판이었음에도 고무적인 투구를 펼친 송은범이었다.

또 이날 송은범은 총투구수 22개 중 스트라이크 13개를 던졌다. 싱커/투심 패스트볼 11개, 슬라이더 10개, 커브 1개를 골고루 구사했고,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km에 달했다.

향후에도 송은범은 퓨처스 리그 경기에 더 등판하여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린 뒤 추후 1군 콜업 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다.

끝으로 송산 에이전트는 "이번이 송은범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을 은범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투구에 임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은범 역시 구단을 통해 "믿고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고, 젊은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삼성 라이온즈, 연합뉴스,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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