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탈락' 황선우가 직접 '그 이유' 밝혔다 "마지막 50m, 굉장히 많은 과부하가 걸렸다" [파리 현장]

라 데팡스 아레나(파리)=김우종 기자 2024. 7. 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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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라 데팡스 아레나(파리)=김우종 기자]
황선우가 29일(한국시각) 자유형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머리를 감싸쥔 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대한민국 수영대표팀 황선우, 김우민 선수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200m 자유형 준결승 경기에서 역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올림픽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황선우(21·강원도청)가 자유형 200m 준결승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황선우는 역영을 펼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빨리 잊고 다음 종목을 준비하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황선우가 29일 오전 3시 46분(한국 시각)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1조에서 1분 45초 92를 마크하며 조 5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조 5위라는 다소 불안한 성적표를 받아 든 채로 2조 경기를 지켜봤다. 결국 황선우에게 더 이상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준결승 2조에서 황선우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가 4명이나 나오면서 황선우는 상위 8명 안에 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황선우는 전체 9위로 준결승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더욱 아쉬웠던 건 준결승 전체 8위였던 마쓰모토 가쓰히로(일본, 1분 45초 88)와 격차가 불과 0.04초밖에 나지 않았다는 것. 반면 평소 라이벌로 꼽혔던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1분44초53로 전체 1위, 스콧이 1분 44초 94로 2위, 루크 홉슨(미국)이 1분 45초 19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탈락 직후 황선우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그 옆에는 자유형 400m 동메달리스트 김우민도 함께 서 있었다. 김우민은 이날 황선우에 앞서 예선 2조에 편성된 뒤 1분 46초 64로 터치패드를 찍었으나, 전체 12위로 역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대한민국 수영대표팀 김우민 선수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200m 자유형 준결승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경영 대표팀 황선우 선수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200m 자유형 준결승 경기에서 역영을 마친 후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황선우는 먼저 "도쿄 올림픽 이후 약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런 아쉬운 결과가 나와 저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자책한 뒤 "그래도 아직 계영 800m 경기와 자유형 100m 등의 경기가 남아있다. 경기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 (200m 준결승 탈락 충격을) 빨리 잘 털어낸 뒤 경기를 잘 마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황선우의 출발은 매우 좋았다. 황선우는 첫 50m 구간을 1조 8명 중 가장 빠른 24초 10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계속해서 26초 85의 구간 기록과 함께 100m를 가장 빨리 통과했다. 이때까지 분명 1위였다. 그런데 갑자기 황선우의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100~150m 구간 기록은 27초 67초로 앞선 구간보다 0.82초나 느려졌다. 이후 황선우는 150m를 1분 18초 62의 기록으로 찍었다. 순위는 어느새 4위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결국 황선우는 4세트에서 또 다른 한 명에게 추월을 허용한 끝에 최종 기록 1분 45초 92로 조 5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진 것에 대해 "지금 레이스에서 어디가 잘못됐는지, 아직 파악을 잘 못한 상태"라면서 "분명히 오전과 준결승에 뛰기 전까지 몸에 괜찮아 준결승에서도 잘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후반 마지막 50m에서 매우 많은 과부하가 걸렸다. 그러면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황선우는 "그러면서 이렇게 아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다른 종목 경기가 남아 있다. 오늘은 빨리 잊어버리고 그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향후 출전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출전 모집 후 남은 1~8위 선수 중 기권하는 선수가 한 명이라도 나올 경우, 황선우가 결승에 출전할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 보인다.

황선우는 "이 9등이라는 결과가, 정말 한 끗 차이로 결승에 못 가게 됐다. 이 아쉬움을…"이라며 잠시 말을 줄인 뒤 "그래도 지금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후회보다는 제가 수영 선수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 그래서 얼른 빨리 훌훌 털어내고, 또 앞으로도 올림픽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황선우가 28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역영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황선우가 28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역영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황선우를 최고의 스타로 만든 대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무려 메달을 6개나 쓸어 담으며 한국 수영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 04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치며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 역사상 남자 자유형 100m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는 '마린보이' 박태환이 유일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13년 후 황선우가 100m 종목 메달리스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어 황선우는 단체전인 남자 계영 800m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황선우와 김우민, 양재훈, 이호준으로 꾸려진 남자 수영 대표팀이 800m 결선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끝에 7분 01초 73의 기록으로 우승을 합작했다. 한국 수영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중국과 일본을 큰 격차로 따돌린 것도 고무적이었다. 당시 판잔러, 왕순, 뉴광성, 왕하오위의 중국은 7분 03초 40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마쓰모토와 마노, 혼다, 다나카로 구성된 일본은 7분 06초 29로 3위에 머물렀다. 종전 한국 아시안게임 계영 최고 성적(1994년 히로시마 대회 당시 지상준, 우철, 우원기, 방승훈 계영 800m 은메달)을 뛰어넘은 쾌거였다.

계속해서 황선우는 남자 혼계영 4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이주호(서귀포시청). 최동열(강원특별자치도청), 김영범(강원체고)과 혼계영 400m 종목에서 역영을 펼치면서 3분 32초 05의 한국 신기록과 함께 중국(3분 27초 01)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이어 27일에는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40으로 2관왕에 등극했다. 또 혼성 혼계영 400m에서도 동메달을 합작하며 5번째 아시안게임 메달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남자 계영 400m 결선에서 이호준, 지유찬(대구광역시청), 김지훈(대전광역시체육회)과 함께 3분 12초 96을 기록, 은메달이자 자신의 아시안게임 6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최근 페이스가 매우 좋았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은메달(1분 44초 47),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동메달(1분 44초 42), 올해 도하 대회에서 1분 44초 75로 금메달을 각각 품에 안았다. 비록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 44초 62를 마크하며 당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결선 무대를 밟기도 전에 고배를 마셨다. 이제 황선우는 남은 종목인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 그리고 혼계영 400m에서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황선우가 28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라 데팡스 아레나(파리)=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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