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헤즈볼라에 보복 공격 승인했다…전면전 위기 최고조
국제사회는 자제 촉구…가자전쟁 휴전이 관건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 축구장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전면전 위기에 빠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하며 즉시 보복 공습을 퍼부었고 헤즈볼라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양측이 "전시 상황"에 있다고 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서 로켓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조사 결과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이란제 팔라크-1 로켓이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헤즈볼라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고, 이스라엘 카츠 외무부 장관은 "헤즈볼라는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라며 "헤즈볼라와 레바논과의 전면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에 곧바로 대규모 보복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의 차브리하, 보르즈 엘 크말리, 베카, 크파르켈라, 랍 엘탈라틴, 키암, 타이르 하르파 등을 공습해 헤즈볼라의 무기고 등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안보 내각이 회의를 거쳐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에게 이번 골란고원 공격에 대한 대응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하며 이와 관련한 모든 허위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 공격에 따라 일부 군 초소에서 무장대원들을 대피시켰다면서도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전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한목소리로 나섰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헤즈볼라의 소행이다"라면서도 "이스라엘 레바논 국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유엔은 성명을 내고 양측에 "최대한의 자제"를 주문하며 교전이 격화하면 "더 큰 불길을 일으켜 지역 전체가 믿을 수 없는 재앙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부 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공격과 관련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무지한 행동은 역내 불안정과 전쟁의 범위를 키울 수 있다"라며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예기치 못한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의 소행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이스라엘이 대응하겠지만 더 큰 분쟁으로 확대되기는 원치 않는다"라고 전했다.
미 중동연구소 오마르 바다르 연구원은 알자지라에 "헤즈볼라가 축구장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전면전만은 피하려고 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측의 갈등은 현재 수개월째 공전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달렸다는 평가도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거의 매일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을 원치는 않는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평화는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후로, 헤즈볼라와도 거의 매일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AFP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 간 충돌로 레바논에서는 527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48명이 숨졌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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