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양궁 10연패 “정의선이 쏟고, 궁사들이 쏘고”…파리에 금빛 애국가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4. 7. 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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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어진 정의선 회장의 대한 양궁 후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파리의 심장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이번 2024년 파리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단체전 10연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자 양궁팀 임시현·전훈영·남수현 선수는 28일 열린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1988년 서울대회 이후 파리대회까지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세계 양궁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

대한 궁사들의 승리를 함께 기뻐하기 위해 40년간 한국 양궁에 애정을 쏟아온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대한양궁협회장·아시아양궁연맹회장)이 직접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 회장은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 기념품과 축하를 전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 획득 후 시상에 나선 모습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거둔 전례 없는 기록은 선수들과 코칭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국가대표들은 파리대회 포디움의 제일 위에 서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치열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

선수단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지원한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일조했다.

이번 파리대회를 준비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까지 개발해 지원하고, 파리 현지에 양궁대표팀만을 위한 훈련장을 확보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펼쳤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8일(현지시간) 파리대회 양궁 여자 단체전 경기를 찾아 김재열 IOC 위원,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과 관람석에서 응원하고 있는 모습. 아래에서 네 번째 줄 왼쪽에서 세 번째 정의선 회장, 다섯 번째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재열 IOC위원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한 현대차그룹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km 거리에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갖춘 선수촌을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이곳에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빠른 7월 16일 출국해 체계적인 훈련을 했으며, 시차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지원도 놓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를 지원했다.

현대차그룹 양궁 체험행사장에 전시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와 함께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등을 파리대회 준비 과정과 실전 경기에서 선수단과 코치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의 소화와 체력유지 등에도 신경을 썼다. 프랑스 내 한식 케이터링 업체를 선정해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신선한 식재료로 한식을 제공했고, 대회 기간 선수들이 안정적인 심리상태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포츠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했다.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도 실시했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의 대한양궁협회장 취임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연임하며 궁사들에 대한 지원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지키며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코치진(왼쪽부터 양창훈 감독, 김문정 코치)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선발된다.

지난 도쿄대회와 항저우 대회의 경우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자 국가대표 선발전을 다시 열었다. 이미 전년도에 선발된 선수들이 있었지만, 확고한 원칙에 따라 경쟁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번 파리대회 국가대표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전 금메달리스트들을 제치고 전훈영·남수현 선수가 출전했다.

대회별로 개최국 특성을 면밀히 살펴 세심한 지원도 펼쳤다. 코로나 팬데믹이던 2021년 도쿄대회 때는 마스크, 미니소독제, 세척제 등으로 구성된 방역키트를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등 방역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 시상 후 박수를 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2016년 리우대회의 경우 치안 불안을 감안해 선수단의 안전을 담당할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방탄차(투싼·맥스크루즈)로 경기장을 이동하도록 했다. 선수들의 이동거리가 최소화되도록 경기장 인근에 트레일러를 준비하고 선수들이 언제든지 쉴 수 있도록 지원했다.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을 갖춘 트레일러가 대회 기간 선수단의 컨디션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2008년 베이징대회 때는 대규모 응원단을 구성했다.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사대와 관중석의 거리가 가까워, 자칫 중국 관중들의 응원이 선수들에 평정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선수 가족, 지도자, 각 시도 회장단, 초등·중등 우수 지도자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현지 주재원 및 가족, 재중 한인회 및 체육회 일원, 유학생 등 약 9000여명의 응원단이 결성돼,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한편 양궁 대중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친숙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2022년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를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서 양궁을 가르치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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