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역시 글로벌 스타!" 日 열도, 하루 만에 푹 빠졌다...5만 관중 찰칵에 취재진 극찬까지
[OSEN=고성환 기자] "완전한 글로벌 스타로서 행보였다."
일본 취재진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경기장 밖에서도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일본 '야후 재팬'에 글을 기고하는 요시자키 에이지뇨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첫선을 보인 일본 땅에서 보여준 리스펙트다. 그는 '비셀 고베는 지금 J리그 4위죠?'라고 물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27일 일본 도쿄의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비셀 고베를 상대로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러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를 승리로 시작한 뒤 한국으로 이동,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 임하게 됐다.
이날 토트넘은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이노 나나세이가 올린 크로스를 파페 사르가 건드렸고, 공은 오사코 유야에게 흘렀다. 오사코가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6분 데얀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페드로 포로를 향해 감각적인 뒷꿈치 패스를 내줬고, 포로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을 1-1로 마친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반 3분 우측면에서 공을 몰고 쇄도한 브레넌 존슨이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손흥민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전달, 손흥민이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시즌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시그니처 세레머니인 찰칵 세레머니를 펼치며 도쿄를 뜨겁게 달궜다. 임무를 다한 그는 후반 15분 마노르 솔로몬과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벤치로 나간 뒤 4분 만에 실점했다. 후반 19분 아치 그레이의 전진 패스가 끊기며 위기를 맞았다. 사시키 다이쥬가 오른쪽의 장 파트릭을 찾았고, 파트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최후의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후반 43분 제이미 돈리가 왼쪽에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2007년생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정확히 밀어 넣으며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터트렸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무려 54255명. 매진은 아니었지만, 토트넘의 일본 내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최고 스타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그는 오픈트레이닝부터 경기 종료 후까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MOM(Man of the match)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그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하며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고, 교체될 때는 기립박수까지 받았다. 토트넘 일본 계정은 소셜 미디어에 "토트넘 패밀리 셀카"라며 수많은 일본 팬들이 단체로 손흥민의 찰칵 세레머니를 따라하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은 프리시즌을 정말 잘 시작했다. 그가 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손흥민은 어디를 가도 인기가 많다"라며 "특히 아시아에서는 더 그렇다. 그는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의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손흥민이 오늘 밤 그를 우러러 보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순간을 선물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에게 반한 이들은 일본 축구 팬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취재진 역시 손흥민의 남다른 인성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취재진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는 프로다운 모습에 깜짝 놀란 것.
요시자키는 "경기 후 믹스트존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토트넘 홍보 담당자는 엄격했고, 느긋하게 이야기를 듣긴 어려워보였다. 손흥민을 기다리는 기자들도 압도적으로 많았다"라며 "그런데 손흥민은 정작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옆에서 시간을 체크하는 홍보 담당자에 굴하지 않고 질문에 대답해 나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손흥민은 일본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정말 대단했다. 일본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결코 잊지 않겠다"라며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일본 팬들이 이렇게 응원해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세계 반대편에서 응원해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그들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싶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과거 뉴캐슬에서 뛰었던 무토 요시노리와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을 정말 리스펙트한다. 맞대결을 펼친 일본 선수도 많이 있다. 무토의 피지컬과 능력은 정말 훌륭하다. 잠깐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잠깐 얘기한 적 있었는데 다시 만나게 돼 정말 기뻤다. 옛 추억도 되살아났다"라고 전했다.
요시자키는 정성스레 답해주는 손흥민의 태도에 감탄했다. 그는 "손흥민은 진지했고, 말을 많이 했다. 그 모습도 대단했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라기보다는 완전한 글로벌 스타로서 행보였다. 인연의 거의 없었던 일본에 대한 관심과 리스펙트, 감사도 꽤 분명하게 보여줬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비셀 고베가 J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얘기한 점도 짚었다.
'사커 다이제스트'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손흥민은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전 일본 국가대표 선수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한국 스타 손흥민은 취재 대응도 초일류다! 무려 마지막 말은 일본어로 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손흥민에게 완전히 푹 빠진 모습이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손흥민은 겸손하고, 몸가짐도 예의 발랐다. 대화를 즐기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는 클럽 스태프가 멈추자고 할 때까지 질문 하나하나 정중하게 대답했다. 마지막엔 일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떠났다. 어디까지나 좋은 사람"이라며 "문득 우치다 아쓰토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약 2년 전 '손흥민은 너무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제 손흥민은 일본 팬들과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한국 팬들과 만난다. 토트넘은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2년 만에 재방한했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팀 K리그와 맞붙은 뒤 내달 3일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한다.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양민혁(강원FC)과 손흥민의 득점 대결, 적으로 만나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맞대결로 큰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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