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의원, '항일독립운동 기점 정립법' 대표발의
"역사 바로 세워 항일독립운동 참여자 명예 선양 나서야"
[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지난 1962년 일제 식민사관 역사학자 등에 의해 항일독립운동의 기점이 을미의병(乙未義兵)으로 정해진 이후 6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 이전의 항일독립운동은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항일독립운동의 기점과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기 위한 입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시·고창군) 의원은 29일 현행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명확히 기술되어 있지 않은 '일제의 국권 침탈 전후'를 '1894년 일본군 경복궁 점령 사건·1895년 을미사변·1905년 을사조약·1910년 한일합병조약 등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국권이 현저히 침탈받았거나, 국권이 침탈된 시기'로 규정하는 '항일독립운동 기점 정립법'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서 독립유공자는 '일제의 국권 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 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자 또는 일제에 항거한 사실이 있는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적용 시기에 있어 '일제의 국권 침탈 전후'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일본 제국주의에 따른 국권 침탈 시기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제 식민사관 편술 기구였던 '조선사편수회' 출신이자 친일 반민족행위자인 이병도 등이 지난 1962년 독립유공자 서훈 내규에 항일독립운동의 기점을 을미의병(乙未義兵)으로 정함에 따라 같은 시기에 발생한 항일독립운동은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1905년 을사늑약 체결 전인 1894년 일제는 조선왕조의 왕궁인 경복궁을 기습 점령하고 고종을 감금한 '경복궁 점령 사건'으로 국권을 침탈했으며, 이어 1895년에는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乙未事變)을 일으켰다. 이 모두 국권이 현저하게 침탈받았던 '준(準) 식민상태'였다. 하지만 국가보훈부는 을미의병 참여자는 독립유공 서훈을 하면서도 경복궁 점령 사건에 따른 갑오의병과 제2차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는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에서 배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윤준병 의원은 항일독립운동의 왜곡된 기점을 바로잡아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제의 국권 침탈 전후'를 1894년 일본군 경복궁 점령 사건·1895년 을미사변·1905년 을사조약·1910년 한일합병조약 등 일제로부터 국권이 현저하게 침해되었거나 국권이 침탈된 시기로 명확히 규정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서 독립유공의 공적이 뚜렷한 사람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상훈법'에 따른 서훈 또는 표창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해당 내용을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함께 발의했다.
윤준병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듯이 일본제국주의로부터 국권을 침탈받던 시기에 분연히 일어났던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와 기점에 대해 지난 1962년 일제 식민사관 역사학자들의 왜곡된 논리를 정부가 60년 넘게 답습해 온 만큼, 늦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왜곡된 기점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오늘 항일독립운동 기점을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입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항일독립운동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바로 세워 미래세대들에게 계승할 수 있도록 국가보훈부가 항일독립운동의 기점과 역사 정립에 전향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에 이어, 오는 8월 6일에는 항일독립운동의 역사 정립을 위한 기자회견을, 8월 13일에는 항일독립운동 역사 정립 국회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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