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곡 쓰는 개성만점 스키즈…단단한 무대로 미국도 꽉 잡았다(종합)
전문가 "국내보다 해외서 인기 높아…히트곡 등 하나의 결정적 순간 만들었으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최주성 기자 =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28일(현지시간) 새 미니음반 '에이트'(ATE)로 달성한 다섯 작품 연속 미국 '빌보드 200' 1위는 방탄소년단(BTS)이 해낸 여섯 작품 1위를 바짝 뒤따르는 기록이다.
스트레이 키즈는 이로써 올여름 국내·외 음악 시장을 '씹어 먹겠다'는 앨범명 '에이트'에 담긴 포부를 그대로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들에게 다섯 번째 1위를 안긴 '에이트'에는 타이틀곡 '칙칙붐'(Chk Chk Boom)을 비롯해 '마운틴스'(MOUNTAINS), '쨈'(JJAM), '아이 라이크 잇'(I Like It), '러너스'(Runners), '또 다시 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등 총 8곡이 실렸다.
스트레이 키즈는 또한 이번 앨범으로 '빌보드 200'에 처음 진입한 앨범부터 1위를 하고, 이를 포함해 다섯 작품 연속으로 정상에 올린 사상 첫 번째 그룹으로 기록됐다. 솔로를 통틀어서도 미국 유명 래퍼 DMX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지난 2022년 '오디너리'(ODDINARY)로 '빌보드 200' 차트에 처음 데뷔함과 동시에 1위를 찍었다. 이후로는 '맥시던트'(MAXIDENT), '파이브스타'(★★★★★), '락스타'(樂-STAR), '에이트'에 이르기까지 1위 행진을 이어갔다.
스트레이 키즈는 과거 뇌리에 남는 강렬한 노래를 주로 선보였다면, 이번 '칙칙붐'을 통해서는 보다 절제된 매력으로 음악적 변화를 꾀했다.
멤버 한은 이달 19일 열린 신보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에이트'로 그전과는 다른 스트레이 키즈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컸다"며 "그전에는 폭발하고 발산하는 모습을 '스테이'(스트레이 키즈 팬덤)와 대중에게 보여드렸다면, 이번 '칙칙붐'은 절제되고 잠재돼 있지만 심심하지 않고 매력과 멋을 뽐내는 모습이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아이엔 역시 "우리가 '마라 맛'으로 유명했는데 이 타이틀이 너무 좋았다"면서도 "이번 노래는 조금 부드러운 편이라 '로제 마라 맛'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는 2021년 엠넷 경연 프로그램 '킹덤 : 레전더리 워'에서 파워풀한 안무와 화려한 볼거리로 우승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들은 이후 음반 판매량이 급증해 같은 해 발매된 정규 2집부터는 '밀리언셀러' 행진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도 눈에 띄는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 빌보드의 '벽'을 넘어 차세대 K팝 스타 '왕좌'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이 키즈가 불과 6년 만에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단단한 실력과 직접 만든 노래에서 배어 나오는 차별화된 개성 덕분이라고 짚는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는 기본적으로 춤과 노래가 뛰어나다. 해외 팬들은 댄스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런 점에서 스트레이 키즈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 준다"며 "곡을 직접 만든다는 점에서도 색깔 있고 개성 강한 음악이 나온다. 이는 일반적인 K팝 그룹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K팝 보이그룹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세련되고 트렌디한 장르적 요소를 적절히 믹스해냈다"며 "다수의 현지 시상식과 페스티벌을 통해 선보인 역동적인 안무와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이 지속해서 현지 팬덤을 크게 증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멤버 방찬, 창빈, 한으로 구성된 자체 프로듀싱팀 '쓰리라차'를 통해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나오는 흔치 않은 제목과 귀에 '착' 달라붙는 가사는 스트레이 키즈 만의 독특한 색깔을 굳혔다.
스트레이 키즈는 올해 할리우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OST를 발표하고, 주연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를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키는 등 글로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대형 패션 행사 '멧 갈라' 참석과 'BST(브리티시서머타임) 하이드파크' 등 대형 해외 음악 축제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 출연도 이뤄냈다.
멤버 창빈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스트레이 키즈로서 대체할 수 없는 스트레이 키즈만의 음악을 해 나간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아직 배가 고프다. (팬들의) 사랑을 더, 더, 더 느끼고 싶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스트레이 키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말고도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도 잇따라 진입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팬덤의 힘으로 상위권 진입이 가능한 '빌보드 200'과 달리 개별 곡의 인기를 가늠하는 '핫 100'은 대중의 지지를 꼭 필요로 하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스트레이 키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팀으로, 국내 대중들 사이에서 대표곡이나 히트곡으로 각인된 곡이 마땅치 않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 대중하고도 호흡할 수 있는 노래가 나와주면 좋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역시 "스트레이 키즈가 특유의 음악 색깔을 확실히 잡아 인기 궤도에 오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음악적으로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면 좋겠다"라며 "이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있는 K팝 그룹의 공통적인 숙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JYP와 재계약을 맺은 스트레이 키즈는 자체 최대 규모의 새 월드투어 '도미네이트'(dominATE)로 세계 각지의 팬을 만날 예정이다.
JYP 관계자는 "이번 빌보드 호성적에 이어 8월 '롤라팔루자 시카고' 헤드라이너 무대를 통해 북미에서의 강세가 한층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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