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 격차 141배…순자산 상·하위 20% 비교

류이근 기자 2024. 7. 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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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거의 예외 없이 소득보다 자산 불평등이 크다.

지난 26일 <한겨레> 가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전체 가구를 부채를 뺀 순자산 크기에 따라 줄 세웠을 때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 배율은 2011년 77배에서 지난해 141배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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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년 사이 부동산 자산 격차 2배
부동산 보유율 상위는 98% 하위는 10%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인 용산구 한남대교 북단의 나인원한남은 지난 6월 200억 원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20배다. 지난 12일 찍은 아파트 전경. 류이근 기자

자본주의에서 거의 예외 없이 소득보다 자산 불평등이 크다. 토마 피케티 파리 경제대 교수가 법칙(r>g)으로 제시한 것처럼 소득보다 자본의 수익률 증가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주식, 예금 등이 고루 분배되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소득보다 쏠림이 심하다. 상식적 수준에서 보더라도 저소득 계층은 이것저것 소비한 뒤 남는 돈이 거의 없다. 그러니 자산을 증식할 여력이 적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부동산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에서 집값의 가파른 상승은 자산 불평등을 더욱 확대해 왔다.

지난 26일 <한겨레>가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전체 가구를 부채를 뺀 순자산 크기에 따라 줄 세웠을 때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 배율은 2011년 77배에서 지난해 141배로 커졌다. 지난 12년 사이 격차가 곱절로 더 벌어졌다.

지난해 순자산 기준 하위 20%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853만원이지만 상위 20%는 평균 12억634만원에 이른다. 지출을 줄이면서 소득의 일부를 평생 저축한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다. 그나마 2022년에 견줘 고금리 영향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소폭 개선된 수치다. 올해 들어서 수도권 특히 서울의 부자 동네를 중심으로 다시 오르는 집값은 이후 자산 불평등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순자산 상위 20% 계층에 속한 부잣집의 거의 98%가 부동산이 있는 반면에 하위 20%는 열 가구 가운데 한 가구꼴인 10%만이 부동산을 소유했다.

금융자산은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부동산보다 그 격차 또한 작다. 순자산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금융자산 배율은 지난해 기준 11.5배다.

이는 우리나라 자산 불평등의 핵심이 부동산에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로 다른 선진국에 견줘 크게 높은 편이다.

류이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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