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투쟁, 섬세한 필체로"…아일랜드 작가 오브라이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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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내면세계를 섬세하면서도 과감한 필체로 그린다고 평가받아온 아일랜드 여성 작가 에드나 오브라이언이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NYT는 오브라이언의 작품은 "종종 무모하고 불성실하거나, 이미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는 불안한 여성들을 묘사했다"며 그는 "여성의 열정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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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여성의 내면세계를 섬세하면서도 과감한 필체로 그린다고 평가받아온 아일랜드 여성 작가 에드나 오브라이언이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의 작품을 출판한 페이버북스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브라이언이 27일 오랜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암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브라이언은 1960년 첫 소설 '시골 소녀들'(The Country Girls)를 시작으로 60년 가까이 수십 권의 장·단편 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특히 가톨릭 교육에 반항하는 두 소녀의 감정적 갈등을 다룬 '시골 소녀들'는 아일랜드 안팎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해외 문단은 오브라이언의 표현 스타일은 여성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여성의 열정을 이전에 보지 못한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하며 그에게 '문학적 선구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고국이자 소설의 배경이 된 아일랜드에서는 당시 팽배한 가톨릭 보수주의의 영향으로 책이 불태워지고 판매가 금지되는 등 거센 논란이 일었다.
그 뒤 오브라이언은 아일랜드를 떠나 외국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여성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화려하게 고립된 집'(House of Splendid Isolation, 1994),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그린 '숲속에서'(In the Forest, 2002), 세르비아 전범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한 시골 마을에 찾아든 남자의 이야기를 쓴 '작은 빨간 의자들'(The Little Red Chairs, 2016) 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같이 성실하게 쌓아 올린 문학 세계는 아일랜드 평단의 마음도 열었다. 2001년 그는 아일랜드 국제펜클럽(PEN)이 자국 문학에 지대한 기여를 한 작가에게 주는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미국 PEN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재단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을 받았다.
소설 이외에도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전기 '제임스 조이스'(1999)와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여성 관계를 다룬 '바이런 인 러브'(Byron in Love, 20009) 등을 썼다.
1930년 12월 15일에 태어난 오브라이언은 아일랜드 클레어주의 작은 마을 투암그레이니에서 성장했다.
1941년 수녀가 되기 위해 수녀원에 들어갔지만 5년 만에 나와 더블린의 한 약국에서 일했다. 이 무렵 만난 체코계 아일랜드 작가 어니스트 게블러를 만나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NYT는 오브라이언의 작품은 "종종 무모하고 불성실하거나, 이미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는 불안한 여성들을 묘사했다"며 그는 "여성의 열정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오브라이언은 남성 중심 세계에서 행복과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여성들을 그린 통념을 깨는 작가였다"고 짚었다.
영국 BBC 방송도 "그의 소설 다수는 남성 지배적 사회 속 여성들의 투쟁을 섬세하게 그린다"고 평가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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