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매료시킨 ‘한국의 맛’… FTA 네트워크 타고 수출 질주[FTA 경쟁력, 농업 고도화의 힘]

조해동 기자 2024. 7. 29. 09: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FTA 경쟁력, 농업 고도화의 힘 - (6) ‘K-푸드’ 수출시장 다변화
한류 확산 더불어 선풍적 인기
라면·딸기 등 수출품목 다양화
농식품부·aT 인니서 판촉행사
무슬림 겨냥 ‘K-할랄푸드’ 홍보
이틀간 5300만달러 성과 올려
정부, 전세계 세일즈로드쇼 추진
수출다변화 전략국서 안착 지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K-푸드 페어’에서 김치 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세계로 뻗어가는 K-푸드(Food) 힘!’

한국의 맛을 알리는 K-푸드가 전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어느 나라나 그 나라의 음식은 문화의 일부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푸드는 K-드라마(Drama), K-팝(Pop) 등과 글로벌 시장에 동시에 진출하고 있다. K-푸드가 잇달아 ‘성공 신화’를 써내면서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도 급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 나라의 영향력이 향상되면 정치, 경제, 군사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문화적 파급력도 급속도로 커진다. 2차 대전 이후 세계 초강대국으로 등장한 미국의 영화 산업, 식음료 산업 등 각종 문화 산업이 전 세계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만 봐도 이런 사실은 분명하다. 미국은 전 세계에 포드 자동차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업 제품만을 판 것이 아니라, 음악·미술·영화·패션·식음료 등 온갖 문화 상품과 서비스를 동시에 전파하면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이 큰 국가로 급부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번 스며들기만 하면 제조업 제품보다 문화 상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K-드라마, K-팝 등 한류의 확산과 함께 K-푸드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의 사실상 모든 국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 과자류, 쌀가공식품 등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김치, 인삼류, 딸기, 포도 등 신선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수출 품목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을 늘리기 위한 각종 행사도 전 세계에서 1년 내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이나 K-푸드의 판촉 행사가 안 열리는 기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최근 사례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K-푸드 페어’가 대표적이다.

이번 행사는 올해 10월부터 시행되는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에 대비하고, 현지 무슬림 소비자들에게 ‘K-할랄푸드’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K-푸드 진출이 부족했던 무슬림 소비자들에게 종교적인 장벽을 뛰어넘어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야심적인 기획이었다.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기업 간 거래(B2B) 수출상담회’에는 11일부터 12일까지 K-푸드 수출업체 32개 사와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유력 바이어 106개 사가 참가해 열띤 상담이 이뤄졌다. 이틀간 526건의 상담으로 5300만 달러의 성과를 올렸으며, 음료류와 가정 간편식, 소스류 등 총 23건, 670만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와 현장 계약이 체결됐다.

특히 ‘할랄 세미나’에서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BPJPH)을 초청해 수출업체와 바이어들에게 할랄 인증 의무화 추진 동향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한 것은 큰 호응을 받았다. 13일과 14일 주말에 진행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체험 행사에서는 할랄 식품을 판매하는 할랄 존과 전시대를 운영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K-푸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대대적인 현장 시음·시식으로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재인도네시아외식업협의회와 협업해 △K-팝 댄스팀 공연 △뮤지컬 공연 △K-바리스타 시연 △한국 문화 체험 △K-푸드 활용 한식 시연·시식 등 다채로운 ‘K-컬처 종합 체험의 장’을 마련한 것이었다. K-푸드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K-컬처’의 다양한 측면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상승효과’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K-푸드와 우리나라 농식품이 이처럼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은 우리나라가 맺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우리나라가 다양한 형태의 FTA를 맺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단기간 내에 전 세계에 K-푸드를 전파하고, 한국산 농식품 수출을 늘려나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FTA를 통해 연결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K-팝, K-드라마 등의 선풍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있는 K-푸드는 현재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도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유럽부터 중남미까지 직접 찾아가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5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필리핀, 호주, 멕시코 등 최우선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국에서 ‘세일즈로드쇼’를 추진해 B2B 수출 상담 약 2200만 달러와 MOU 약 3200만 달러(6년간)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세일즈로드쇼는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국 대상 B2B 수출 상담회와 우수제품 품평회가 진행되는 수출 지원 행사다. 올해는 수출 선도기업 44개 사를 공모해 최우선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국인 필리핀, 호주, 영국, 멕시코, 카자흐스탄에서 연이어 세일즈로드쇼를 추진했다.

호주 세일즈로드쇼에 참석한 한 식품 바이어는 “미디어 노출 빈도가 높은 제품 및 한국의 특색을 살린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세일즈로드쇼에서 수출 가능성을 확인한 우수 제품의 경우, 향후 오프라인 판촉을 연계해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국 시장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는 K-푸드 수출 영토 확대를 위해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K-푸드 대·중소기업 수출 상생·협업’ 제1호 모델로 선정된 중소기업 ‘봉땅’의 인기 디저트 ‘토핑 꽈배기’. 몽골·베트남에 진출한 대기업 편의점 체인인 GS25가 판매를 담당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올 농식품 수출액 100억달러 목표… 달성땐 4년새 32% 늘어

연관산업도 수출 35억달러 전망
정부, 중동·인도 등 신시장 개척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 순풍에 돛 단 듯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 농식품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2020년만 해도 75억6980만 달러에 머물렀다. 신선식품 수출액이 14억3370만 달러, 가공식품 수출액이 61억3610만 달러였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농식품 수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불과 4년 만에 32.1%(24억3020만 달러)나 급증하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면, 관련 전후방 산업(가치 사슬에서 해당 산업의 앞뒤에 위치한 산업) 수출액이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이 늘어나면 그에 따른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는 뜻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2월 ‘K-푸드+ 산업’(농식품+전후방 산업)을 10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K-푸드+ 수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수출 영토 확장을 위해 중동, 중남미, 인도 등 3대 신시장을 개척하고, 미국·중국·일본 등 기존 시장의 경우에도 2선 도시(미국 텍사스, 중국 칭다오, 일본 교토 등)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또 K-푸드+ 수출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수출 잠재력이 높은 중소 수출 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 판로 활용과 공동 마케팅 등 협업 모델을 구축하고, 해외 동반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4월 17일 중소기업(봉땅)의 인기 디저트(토핑 꽈배기)를 몽골, 베트남에 진출한 대기업 편의점 체인(GS25)과 연계해 판매하는 ‘제1호 K-푸드 대·중소기업 수출 상생·협업’ 협약식이 체결되기도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K-푸드+ 수출 혁신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기업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4월 15일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며 “협의체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