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공존 지향 ‘코즈모폴리턴’… 사진에 큰 애정, 출장땐 항상 카메라 챙겨

장병철 기자 2024. 7. 29. 09: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은 대외행사에 비서를 동행하지 않고 시간이나 격식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 '소탈한 CEO'였다.

퓰리처상 수상 기자인 폴 딘의 배우자이자 대한항공의 글로벌 홍보와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페니 팰쳐 씨는 "조 선대회장을 처음 봤을 때 '내가 두 살 많으니 누나라고 불러 달라'고 농담을 했는데 그 후 막역한 사이가 됐다"며 "관심 분야에선 누구보다 말수가 많고 위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대신 조 선대회장의 취미는 사진촬영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서거 5주기… 평전으로 다시보는 조양호 한진 선대회장
다양한 사람 소통한 ‘소탈CEO’
사진 촬영에 나선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모습. 사진 촬영은 조 선대회장의 유일한 취미였다. 한진그룹 제공

고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은 대외행사에 비서를 동행하지 않고 시간이나 격식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 ‘소탈한 CEO’였다. 특히 국가, 민족, 인종을 뛰어넘는 교류와 공존을 지향하는 ‘코즈모폴리턴(세계인)’이었던 만큼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즐겼다.

영어가 유창했던 탓에 유독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20년 지기인 글로벌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의 마이클 위즈번 이사회 회장은 “그의 현명함과 세상을 보는 시각, 말솜씨에 항상 놀랐다”며 “우리는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화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고 회상했다. 퓰리처상 수상 기자인 폴 딘의 배우자이자 대한항공의 글로벌 홍보와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페니 팰쳐 씨는 “조 선대회장을 처음 봤을 때 ‘내가 두 살 많으니 누나라고 불러 달라’고 농담을 했는데 그 후 막역한 사이가 됐다”며 “관심 분야에선 누구보다 말수가 많고 위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조 선대회장은 다른 대기업 오너들과 달리 담배는 물론 술과 골프도 즐기지 않았다. 대신 조 선대회장의 취미는 사진촬영이었다. 중학교 때 부친에게 카메라를 선물받으면서 사진에 빠졌는데 유명 사진작가들을 소개받아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촬영한 사진을 모아 매년 달력을 제작하고 일부는 대한항공 광고에 쓰기도 했다. 그는 출장길에도 항상 카메라를 챙길 정도로 사진촬영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행도 즐겼다. 조 선대회장은 신규 취항지를 결정할 때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직접 현지를 답사했는데, 1990년대 말 허름한 숙소에서 자고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18일 동안 6000마일(약 9600㎞)을 운전해 미국 구석구석을 둘러본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조 선대회장은 평소 입버릇처럼 “젊은이들은 무조건 밖으로 돌아다녀야 한다”며 “나는 밖에 나가면 한국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조 선대회장은 다른 곳에서, 다르게 자고, 다르게 먹어야 세상과 인생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