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3루수들은 너무 억울해… 하늘은 왜 하필 올해 ‘역대급 김도영’을 보내셨나

김태우 기자 2024. 7. 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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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도영은 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모두 거머쥘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KIA타이거즈
▲ 김도영은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54, 28홈런, 78타점, 29도루, 100득점, 136안타, OPS 1.074라는 화려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26일과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송성문(28·키움)이었다. 송성문은 26일 경기 중반 승패의 흐름을 바꾸는 귀중한 결승타를 쳤고, 27일에는 치열한 경기 종반 공방전의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안타를 쳐 이틀 연속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송성문은 올해 개인 경력에서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간 팀의 주전급 선수라는 이미지를 넘어, 올해는 리그 최고의 내야수 중 하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공·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송성문은 29일 현재 시즌 95경기에서 타율 0.347, 12홈런, 71타점, 11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37의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비도 안정적이다. 어쩌면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다.

3할 타율(.347), 4할 출루율(.416)에 0.500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 중인 리그의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타고 성향의 시즌이라고 해도 ‘탱탱볼’ 시즌 수준까지는 아닌데, 그런 리그에서 이른바 ‘3-4-5’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평소 같았으면 최우수선수(MVP)에도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이다.

실제 여러 지표에서 송성문의 활약상은 실감할 수 있다.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송성문은 4.00을 기록해 리그 야수 중 3위,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 전체 4위를 기록 중이다.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도 142.4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3루수 골든글러브 부문의 ‘영원한 후보’인 최정(37·SSG) 또한 올해 꾸준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최정은 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288, 24홈런, 72타점, OPS 0.976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정의 WAR은 3.07, wRC+는 140.4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 선수 모두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을지 모른다. 너무 압도적인 선수가 있어서다. 일찌감치 MVP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있는 김도영(21·KIA)이 한참을 치고 나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평소 같았으면 골든글러브의 강력한 후보가 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김도영의 성적이 ‘넘사벽’이다. 어쩌면 올해 리그 3루수들은 훌륭한 실적에도 불운한 셈이다.

김도영은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54, 28홈런, 78타점, 29도루, 100득점, 136안타, OPS 1.074라는 화려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런 김도영의 야수 부문의 랭킹을 모조리 쓸어 담고 있다. wRC+는 무려 173.5다. 2위 멜 로하스 주니어(kt·156.2)보다 훨씬 앞서 있다. 수비에서 실책이 많다는 점은 아쉽지만 압도적인 공격 생산력으로 이를 만회한다. WAR에서는 5.39로 로하스(5.27)에 앞선 리그 1위다.

▲ 김도영이 이 기세를 몰아 골든글러브로 간다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는 실로 오래간만의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온다. ⓒKIA타이거즈

OPS 1.000 이상의 빼어난 성적은 한 달 정도 찍을 수는 있어도 이것을 유지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그런데 김도영은 별다른 슬럼프 없이 나아가고 있다. 김도영은 4월 한 달간 OPS 1.176을 기록하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5월 OPS가 0.850으로 다소 처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5월 월간 타율은 0.326으로 슬럼프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6월 OPS는 1.149, 7월은 1.333이다. 전반기 OPS 1.030도 빼어났는데, 후반기는 1.292로 더 뻗어 나가고 있다. 요즘은 타석에서 또 무엇을 보여줄까 기대가 모이는 선수가 됐다. 현재 추세라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는 물론 MVP까지 싹쓸이할 기세다.

누적 성적은 물론 임팩트도 강했다. 김도영은 올해 4월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과 10도루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일찌감치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빨리 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고,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까지도 이제 홈런 2개와 도루 1개만을 남겼다. 역사상 두 번째 40홈런-40도루에도 도전한다. 기록은 물론 다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강렬한 인상까지 손에 쥐고 있다.

김도영이 이 기세를 몰아 골든글러브로 간다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는 실로 오래간만의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온다. 한대화가 통산 8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가운데 1995년부터 1997년까지 홍현우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타이거즈는 3루수 골든글러브 부문의 명가였다. 2009년 김상현에 이어 김도영이 이 명맥을 잇는 선수가 되기 일보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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