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레 보고 싶은데 매진이라네요”…발레 본고장 프랑스 관객도 감탄한 한국 발레의 힘
800석 순식간에 매진, 표 못 구해 발길 돌린 파리 시민도 많아…공연 끝나자 기립박수 쏟아져
강수진 단장 “발레 종주국에서 한국적 작품으로 기립박수 받아 감격스럽고 뿌듯”
국립현대무용단 ‘정글’ 공연도 파리 관객 홀려…“강렬한 무대와 멋진 무용수들 모두 훌륭” 극찬
“고전 발레도 좋았지만 한국적인 창작 발레가 굉장히 훌륭했다”, “한국 발레 수준도 대단한 것 같다”….
‘2024 국립발레단 스페셜 갈라’ 공연 첫날인 28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메종 드 라 시미(화학의 집)’ 대극장. 800석 규모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의 환상적인 춤과 연기에 흠뻑 빠졌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23∼24일 파리 13구 극장에서 열린 국립현대무용단의 ‘정글’ 공연에도 “프랑스에 와서 아름다운 공연을 보여줘 고맙다”, “강렬한 무대와 멋진 무용수들 모두 뛰어났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1900년과 1924년에 이어 100년 만에 세 번째 개최된 파리올림픽을 기념해 프랑스 무대에 올린 한국 발레와 현대무용이 현지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기립박수 세례를 받았다.
파리 7구에 위치한 메종 드 라 시미에는 파리올림픽 기간 한국 문화를 집중 홍보하는 ‘코리아하우스’가 들어섰다. 이곳 대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은 특별 갈라 공연 무대(28∼29일)를 마련했다. 국립발레단이 프랑스에서 공연한 건 처음이다. 프랑스는 발레를 사랑했던 루이14세가 세계 최초로 발레단(1669년·파리오페라발레단 전신)과 발레학교(1713년)를 설립한 발레 본고장이다. 29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현장 선착순 무료 입장이 시작되자 객석이 금방 찼고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린 사람도 많았다.
고전 발레 매력이 두드러지는 ‘백조의 호수’ 중 ‘흑조’ 그랑 파드되(2인무)가 무대를 열었다. 올해 코르드발레(군무)에서 주역으로 전격 발탁돼 3월 ‘백조의 호수’(오데트·오딜 역)’와 6월 ‘돈키호테’(키트리 역)에서 인상적인 무대를 보여준 안수연이 수석무용수 허서명과 함께 분위기를 달궜다.
뒤를 이은 창작 발레 ‘호이 랑’의 2막 파드되(정은지·이재우) 역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호이 랑’은 대한제국 시대 언론인 장지연이 엮은 열전 ‘일사유사’를 통해 알려진 효녀 ‘랑’의 이야기를 솔리스트 강효형이 안무해 5년 전 초연한 국립발레단 창작 전막 작품이다. 그중 2막 파드되는 노쇠한 아버지를 대신해 군에 들어가는 ‘랑’과 그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령관 ‘정’이 서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주제로 한 바실리 바이노넨(1901∼1964) 안무작 ‘파리의 불꽃’ 4막 그랑 파드되도 현지 관객들이 좋아했다. 민소정과 엄진솔의 다양한 기술과 경쾌한 춤에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국립발레단은 두 차례 공연에서 고전 발레부터 한국적인 멋이 담긴 창작 발레까지 8개 대표 작품으로 관객 시선을 붙들었다. 특히 창작 발레는 짙은 여운을 남겼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발레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한국적인 작품으로) 표가 모두 매진되고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아 너무 감격스럽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무용단 ‘정글’은 김성용 단장 겸 예술감독이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처음 선보인 안무작이다. 몸의 본능과 생명력이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정글’로 표상된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창의적 움직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일본 작곡가 겸 소리 예술가 마리히코 하라 등 새 창작진과 함께 완성도를 더 높여 지난 4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했고, 평단 호평이 이어졌다.
27일 이탈리아 체르토사 산 로렌조 야외무대에서도 많은 갈채를 받은 ‘정글’은 8월 2일과 4일 세계적 현대무용축제인 ‘임펄스탄츠’ 초청으로 오스트리아 빈 폭스시어터, 10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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