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를 수 없는 대세 클라우드化, ‘에러 대책’도 함께 제시해야
7월 19~20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발권 예약시스템 오류로 항공기 지연과 결항이 잇따랐다. 이틀 동안 이들 3사 항공편 운항은 인천국제공항에서 63편, 그 외 국내 공항 158편 등 221편이 지연됐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빚어진 장애 때문이었다.
전 세계 항공편 5000편 결항
이번 클라우드 에러의 원인은 해킹이나 MS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해 벌어진 오류였다.
2차례 인터넷 시스템오류 사태의 구체적 원인과 피해 규모는 다르지만 시사하는 바는 같다. 일상생활과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인터넷이 그야말로 공기와 같은 필수적 존재가 되면서 시스템오류가 발생할 경우 사회 구성원들이 치르는 위험부담이 커진 것이다. 20년 전 컴퓨터에 인터넷 연결이 안 돼 느낀 불편과 오늘날 인터넷 먹통으로 생기는 고통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을 하는 개인 입장에서 인터넷 접속이 안 되면 업무상 소통은 물론 상품 결제나 배달 음식 주문 등 일상에 큰 피해를 입는다.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주는 클라우드가 먹통일 때 기업이 처하는 위기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기술은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등장한 후 현재까지 어느 IT 영역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조사 기관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2000년부터 매년 20% 이상 성장했고, 지난해 858조 원 규모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생성형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면서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늘날 기업들은 상품기획과 마케팅은 물론 생산단계까지 사업 운영 전반을 클라우드화(化)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클라우드에 오류가 생길 경우 입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가령 같은 MS의 서비스라고 해도 'MS 오피스' 에러는 문서 작성 및 확인에 불편함을 주는 정도지만, 클라우드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자동차 운행이나 의약품 생산, 주식거래 등 극히 민감한 영역에서 클라우드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 피해는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클라우드 에러의 여파가 사회 어느 영역까지,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미칠 것인지 예측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에러 여파 예측 불가능
이번 사태는 클라우드 자체 오류로 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제와 사회 전반의 클라우드화로 인한 부작용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IT 영역은 물론 전통산업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화는 피할 수 없는 기술 진화 과정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다만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데이터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망(網) 분리나 이중화, 재해복구 솔루션 입안 등 대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 나아가 만약 클라우드 에러로 인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피해보상은 어떻게 할지, 책임 소재는 어떻게 가릴지에 대해서도 사회적합의가 필요한 때다.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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