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아동학대 온상되지 않도록, 사회적 연계 강화하자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온라인 세이프티'(Online Safety)에 대한 인식 확산, 아동을 위한 디지털 안전망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온라인 어린이 보호구역'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아동은 비대면 중심의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온라인상에 아동을 위한 보호장치는 오프라인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유해정보 노출, 사이버불링, 디지털성착취 등 실재하는 위협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매주 월요일 온라인 세이프티를 위한 아이들과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온라인 세상에서 아동은 다양한 위협 요소를 마주치게 된다. 아동의 성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인광고, 폭력적 콘텐츠는 물론 최근엔 SNS 오픈 채팅방이나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아동학대는 '아동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 등으로 정의된다. 즉, 현재의 온라인 환경은 아동학대에 매우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아동보호 현장에서 일해온 필자는 온라인 상의 아동학대 사건을 다수 목격하고 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소액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가 부모의 휴대전화 소액결제, 신용카드 도용까지 이어져 수천만원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사건, 아동의 온라인 친구로 내밀한 대화를 하면서 친밀감을 쌓은 뒤 이를 빌미로 만남을 요구하며 협박한 사건 등. 실제 우리 주변에선 온라인을 경로로 한 아동학대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아동의 학대 피해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아동의 피해는 불법 채권추심 과정에서 또 다른 학대로 이어졌다. 오픈 채팅방에서 술, 담배를 대리 구매한 뒤 대가로 신체 사진, 만남을 요구받은 아동은 2차, 3차의 추가 피해로 인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온라인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아동에게 더 크고 지속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아동학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일은 예방이다. 아동과 가장 밀접한 학교, 가정에서 유해 환경에 노출되었는지를 수시로 살필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들이 언제든 어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많은 경우 피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감추는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상의 아동학대 조짐이 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도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정보연계협의체'를 확대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 학교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들이 초기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온라인에서의 추가 피해를 막고, 오프라인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미 발생한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아동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연계도 중요하다. 관계기관의 즉각 조치와 더불어 가정, 학교와 연계한 적절한 회복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업 체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아동의 온라인 세이프티, 피해 회복을 위한 정책 및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실효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은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안전해야 한다. 가정, 학교, 관계기관, 지역사회, 국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온라인 세이프티에 관심 갖고 노력한다면 아동학대 우려 없는 온라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차원의 연계와 지원이 보다 강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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