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페달 밟는 K-바이오… 대기업·전통제약사 `올인`

강민성 2024. 7. 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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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글로벌 시장 규모 71조
SK·셀트리온·종근당 등 참전
왼쪽부터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각사 제공.

삼성, 롯데, SK 등 국내 대기업들의 의약품 CDMO(위탁생산개발) 사업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약개발에 주력해온 전통 제약사들도 CDMO 분야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에 이어 SK, 롯데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 CDMO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인천 송도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착공식을 열고 의약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는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약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6만1191평(20만2285.2㎡) 규모의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짓고 있다. 이곳에는 총 3개 생산 공장과 부속 건물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3개 공장이 완공되면 2022년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4만ℓ규모)과 함께 총 40만ℓ규모의 생산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롯데바이오는 물적·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2030년까지 매출 1조 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 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바이오는 내년까지 공장 가동에 필요한 모든 밸리데이션(품질 보증 위한 검증 과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강주언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기획부문장은 지난 2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 송도 공장 가동 후 정상적인 가동률을 확보하기까지 4~5년 걸릴 것"이라면서 "전체가동 시 매출 7000억원, 이익률 30%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SK그룹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팜테코가 바이오 CD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지난해 9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업계 1위인 미국 CBM을 인수했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도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며 백신 개발·생산에 이어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산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사업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오는 12월부터 인천 송도에 위치한 제3공장에서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셀트리온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27개월간 약 27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해 연면적 약 2만2300㎡(약 6760평), 지상 5층 규모의 제3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생산 능력 6만ℓ규모의 제3공장이 가동되면, 셀트리온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10만ℓ규모의 제1공장과 9만ℓ규모의 제2공장까지 합쳐 총 25만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셀트리온 측은 "세포 증식 단계를 단축할 수 있는 신규 배양 공정 설비를 도입하고 정제 공정에도 자동화 기술을 확대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전통 제약사들도 CDMO에 뛰어들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을 구축하고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웅바이오 측은 "기존 원료의약품(API) 전문 제조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종근당도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ADC(항체-약물 접합체)에 대한 CDMO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미생물 배양 공정을 전문화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통해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CDMO 시장의 호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2년 22조4000억원에서 2032년 71조2000억원로 연평균 12.3%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허가를 받으려면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사업 초기 생산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데다 기술장벽이 높은 만큼 CDMO 수요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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