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증대·미스매칭 해소가 국가경쟁력이다[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2024. 7. 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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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문제, 부모 세대에 부담돼 내수에도 영향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하는 체험활동에 산학관의 아낌없는 지원 있어야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그 국가의 미래 전망은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청년고용 실태를 보면, 한국의 미래가 걱정된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취업 기간도 길어지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 직장을 잡을 때까지 평균 11.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본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라 한다. 첫 직장을 잡는 데 3년 이상 걸린 비율도 약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종학교 졸업 후 아직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129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9000명이 증가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못 찾고, 또 찾았다 하더라도 원하는 직장이 아니어서 곧 퇴사를 하든가 직장을 옮기면서 생기는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가 청년들의 삶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청년들이 제때 직장을 못 구하고 독립이 늦어지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부모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부모들이 퇴직 후에도 경제활동에 내몰려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침체 원인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불안정 해소를 위해서는 재학 중 인턴 경험을 충분히 쌓도록 해 취업 경험을 늘리고 일자리 미스매칭도 줄여야 한다. 기업들도 근무환경 혁신을 통해 근무 만족도를 높이면서 일자리 안정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최근 청년 고용시장 트렌드를 보면 기업들이 경력사원 채용을 선호하며, 신입사원 채용 때도 근무경력이 있는 신입사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에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의 신규채용 시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는 74.6%가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을 꼽았다. 그리고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2023년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 신입’ 비중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규입사자 중에서 중고신입의 비중이 평균 2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학 재학 중에 취업 경험을 많이 쌓도록 해야 청년 취업을 늘리고 일자리 미스매칭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청년고용시장의 고용 트렌드에 공급자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학 재학 기간 중 직장 체험자 비율은 43.6%인데 체험 형태 대부분(75%)은 시간제 취업이며 전일제 취업은 9.6%, 학교 현장실습은 8.8%에 불과하다. 그만큼 재학 중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취업경험을 충분히 못 쌓고 있다. 그리고 최종학교 졸업자 중에서 취업 경험자의 최근 일자리 전공과의 관련성에서 본인의 일자리와 전공이 매우 불일치하다는 비율도 3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공 미스매칭의 문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취업 지속성을 낮춘다.

결국 청년들이 재학 중에 직장경험을 쌓고 본인의 전공을 취업에 유리하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데, 산학관(産學官)이 협업을 통해 이런 노력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많은 대학들이 본인의 전공과 관련된 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취업경험과 학점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산학협동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들이 경험 쌓기를 원하는 분야의 취업 경험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재학 중 청년들에게 해외시장 개척 경험을 제공하는 코트라의 해외 현장실습학기제 사업이 현장경험을 위한 좋은 사례이다. 이 사업은 대학생들에게 본인이 원하는 전 세계 코트라 무역관에서 6개월의 현지 시장개척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처음 시작해 100명 모집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코트라가 앞으로 해외 현장실습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선발 인원도 1000명 이상 규모로 더 확대하면 좋겠다.

이는 결국에 예산이 늘어나야 하는 문제인데, 정부는 청년 일자리와 해외 수출증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사업에는 예산을 아끼지 말고 과감하게 증액해야 한다. 공기업과 대기업을 포함한 산업계의 인턴십 과정을 보다 많이 확대하고, 산학협동 과정에 대한 정부 인센티브를 늘리는 한편, 대학들 역시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년 취업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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