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9일!] '순종' 거부한 파격의 왕세자비… 아름다운 20세 신부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스펜서의 결혼은 그렇게 시작됐다. 영국의 차기 왕위 계승 예정자와 이제 막 20세가 된 아름다운 신부의 결혼식은 말 그대로 세기의 결혼이었다.
런던 세인트폴 성당 주변에는 결혼식을 보기 위해 6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공식적으로 초대받은 하객만 3500명이 넘었고 50개국에 생중계돼 8억명에 달하는 사람이 이를 지켜봤다. 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 왕실의 전통과 품격을 상징하는 존재로 사랑받았다면 다이애나는 보수적인 왕실에 변화를 가져온 파격과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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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통은 30년 후 그녀의 첫째 아들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과 결혼했을 때도 계속 이어져 아들 부부 역시 '순종'이라는 단어를 자신들의 부부 서약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애나는 결혼 이후 윌리엄과 해리 두 아들을 낳았다. 그는 통상 유모들이 왕자를 양육하는 것과 달리 직접 두 아들을 돌봤다. 아들의 학교 운동회에 참석해 엄마들의 달리기 시합에서 맨발 투혼으로 1등을 차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법상 왕족이 공식 석상에서 맨발을 보여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1983년 왕세자 부부가 영연방 국가인 호주를 방문했을 때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사람들은 다이애나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다. 다이애나는 무릎을 굽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대화를 나누는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위엄과 권위를 중시하던 왕실 인사들과 달리 스스로를 낮추는 다이애나의 겸손하고 따뜻한 모습은 대중의 호감을 샀다.
1987년 다이애나가 런던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 환자와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큰 화제가 됐다. 당시는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오해와 맞물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극심하던 시절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조차 만남을 만류했지만 다이애나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그녀의 용기는 대중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에이즈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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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다이애나와 찰스 왕세자는 1996년 결국 이혼에 이른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97년 전세계를 놀라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혼 후 새로운 연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다이애나가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려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 그의 나이 불과 36세였다. 이혼 후에도 다이애나를 여전히 영국의 왕세자비로 기억하던 영국인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많은 이가 곳곳에서 꽃을 놓고 기도하며 다이애나를 애도했다.
뜨거운 추모열기에도 영국 왕실은 처음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는 다이애나의 죽음을 철저히 가족간의 사적인 문제로 취급해 공적인 자리에서는 어떤 언급도, 대응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조기도 게양하지 않았다. 이에 당시 영국 왕실을 향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엘리자베스 여왕마저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이애나의 장례마저 가족장으로 고려했으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를 비판하며 "그는 국민의 왕세자비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강력하게 왕실장을 주장했다. 민심에 당황한 영국 왕실도 입장을 바꿔 결국 뒤늦게 왕실장을 받아들였고 여왕과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모든 왕실 구성원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이애나를 애도하는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다이애나 사후 8년 뒤 찰스 왕세자는 카밀라와 끝내 재혼했다.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의 규정까지 바꿔가며 영국 왕실 입성에 성공한 카밀라는 여왕에 이어 여성으로는 왕실 서열 2위의 인물로 올라섰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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