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영할 수 있는 ‘5대 하천’… 그 물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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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5대 하천 생태복원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시의 목표인 '시민이 물장구 칠 수 있는' 수준의 수질을 만드려면 최소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정구 ㈔한국섬재단 부이사장은 "하천의 수질개선에 수천억원을 쓰는 것이 아닌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도로와 땅으로 덮어버린 지류와 본류들의 복원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만드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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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개선 예산 최소 수천억 필요
화학·생물학적 산소요구량 부적합
“도시계획적 관점 복원” 목소리에
市, “상수도 활용 물놀이터 검토”
인천시의 5대 하천 생태복원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시의 목표인 ‘시민이 물장구 칠 수 있는’ 수준의 수질을 만드려면 최소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시가 수질 개선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접근해 생태복원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시에 따르면 민선 8기 공약 사업으로 ‘인천 5대하천 자연생태 생명의 강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역의 굴포천·승기천·장수천·공촌천·나진포천 등 5개 하천을 시민이 물장구나 헤엄칠 수 있는 수준의 냇가로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굴포천과 승기천, 장수천 3곳을 우선 시범사업 대상지로 정하고 수질개선 및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시는 오는 2025년 12월까지 굴포천 복개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올해까지 승기천과 장수천의 수질개선 및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을 마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가 당초 계획한 ‘물장구 칠 수 있는 수준’의 수질개선은 불가능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천을 제외한 4개의 하천 모두 하수처리장 재이용수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최소 수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한 5대 하천의 수질은 ‘사람이 수영할 수 없는 수질’이다. 통상 수질을 측정하는 지표인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각각 2.1ppm(㎎/ℓ)과 3.0ppm(㎎/ℓ) 이하의 수치를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하천은 없다. 장수천은 COD와 BOD가 각각 13.1㎎/ℓ와 3.8㎎/ℓ로 수영하기 적합하지 않고, 승기천과 굴포천의 BOD는 각각 1.9㎎/ℓ와 2.5㎎/ℓ로 수질 기준에는 충족했으나 COD가 무려 16.1㎎/ℓ와 15.4㎎/ℓ로 혼탁한 물이다.
이 때문에 시는 굴포천과 승기천의 수질개선 대신 주변 상수도를 이용해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물놀이터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에 국비 1천500억원을 포함한 2천억원을 요청, 수질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앙 정부는 관리주체가 지자체인 지방하천에 대한 국비 지원 불가 입장이 확고하다.
장정구 ㈔한국섬재단 부이사장은 “하천의 수질개선에 수천억원을 쓰는 것이 아닌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도로와 땅으로 덮어버린 지류와 본류들의 복원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만드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도심 중심의 재개발 등이 이뤄질 때 하천 복원 등에 대한 방향을 정립하고, 본류와 지류의 복원을 통해 깨끗한 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종합적인 ‘하천 정책’에 관한 마스터플랜을 세워,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장기적으로 이끌어가야 진정한 의미의 하천 수질 개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5대 하천 주변을 친수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우선 물놀이터 등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설계 과정을 통해 수질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여부와 수질개선을 위한 방식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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