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고교 은사까지 영입한 배려…금메달리스트 오예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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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 대표팀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여자 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의 쾌거는 선수 본인의 기량과 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운 대한사격연맹의 합작품이다.
이를 위해 대한사격연맹은 오예진이 최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홍영옥 지도자를 여자 권총 대표팀 코치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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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사격 대표팀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여자 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의 쾌거는 선수 본인의 기량과 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운 대한사격연맹의 합작품이다.
오예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대표팀 선배이자 룸메이트인 김예지(31·임실군청)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예지는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여자 사격 역사상 최초로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오예진은 올림픽 직전 기준 세계사격연맹(ISSF) 공기권총 10m에서 여자 세계랭킹 35위에 불과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는 아니었다.
사격 대표팀에서 '비밀 병기'로 지목하고 철저하게 대회를 준비한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진 것이다.
1992 바르셀로나 남자 소총복사 금메달리스트인 이은철 대한사격연맹 부회장은 딱 잘라서 "오예진은 천재"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한사격연맹 경기력 향상 위원장을 맡아 한국 사격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는 이 부회장은 주도적으로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될성부른 떡잎은 알 수 있다고, 오예진 선수가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눈에 들어오더라. 점수만 보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위에 있는 이른바 천재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예진의 약점은 부족한 경험이었다.
아무래도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고, 올림픽 무대에서는 더 위축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를 위해 대한사격연맹은 오예진이 최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홍영옥 지도자를 여자 권총 대표팀 코치로 영입했다.
홍영옥 코치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 오예진을 전담해서 가르쳤다.
사격 대표팀에서는 홍 코치와 오예진을 '모녀 사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이 부회장은 "오예진 선수가 기복을 줄이고 자신감 있게 올림픽에서 기량을 발휘하려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홍영옥 코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표팀에서는 여자 권총 선수를 전반적으로 지도하지만, 오예진 선수가 가장 큰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오예진은 스스로 "홍영옥 코치님은 사격이라는 스포츠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해주신 분"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선생님을 상징적으로 부르는 '은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지금의 사격선수 오예진을 있도록 만든 사람이다.
오예진이 홍영옥 코치를 얼마나 의지하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은 27일 공기권총 본선 경기에서 나왔다.
군사 기지를 개조해 마련한 샤토루 슈팅센터는 전기 보급이 원활하지 못해 경기장에 마음껏 냉방 장치를 가동할 수 없다.
더위 때문에 경기가 잘 안 풀린 오예진이 홍영옥 코치에게 다가가자, 홍영옥 코치는 AD 카드를 부채 삼아 제자에게 시원한 바람을 보냈다.
오예진은 금메달을 딴 뒤 그 장면을 회상하며 "경기가 너무 안 풀려서 잠시 흐름을 끊으려고 나갔다. 홍영옥 코치님 이야기 듣고 다시 정신 차려서 들어가서 열심히 쐈다"며 고마워했다.
홍영옥 코치는 오예진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고등학교 3년, 대표팀 1년까지 애제자와 보낸 4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넘치는 보상을 받았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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