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철렁' 위기 넘기고…韓 양궁, 10연패 '드라마' 썼다[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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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은 언제나 힘들지만, 양궁의 상징과도 같은 '10'번째 금메달은 더욱 쉽지 않았다.
이 금메달로 한국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파리까지 10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일궜다.
전훈영, 임시현의 화살이 모두 10점으로 인정되면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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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심장 유지, 끝내 대업 일궈내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올림픽 금메달은 언제나 힘들지만, 양궁의 상징과도 같은 '10'번째 금메달은 더욱 쉽지 않았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숱한 위기를 넘은 한국 양궁은, 끝내는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채 '드라마'를 완성했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이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슛오프 끝에 세트 점수 5-4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금메달로 한국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파리까지 10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일궜다. 무려 40년에 걸쳐 정상을 놓치지 않은 대기록이다.
10번의 금메달 중 쉬운 금메달이 있었겠냐마는, 이번 올림픽처럼 '쫄깃한 승부'가 계속된 적은 많지 않았다. 한국은 8강부터 4강, 결승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비와 위기를 맞았다.
첫 상대였던 대만과의 8강전부터 쉽지 않았다. 1번 주자로 나선 전훈영이 1세트에서 2번의 화살을 모두 8점에 쐈다. 남수현과 임시현도 2번 모두 9점에 그쳐 한국의 6발 합산은 52점이었다.
5번째 화살까지 45점을 기록한 대만이 8점만 쏴도 한국은 1세트를 패하게 됐다. 하지만 이 순간 대만 마지막 주자 리차이치의 화살이 6점에 꽂히는 행운이 따랐고, 한국은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나 오히려 승점 2점을 챙겼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흔들리며 패했다. 만일 1세트를 내줬다면 0-4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는데, 대만의 '6점 화살' 덕에 위기를 면했다. 이후 한국은 3, 4세트를 모두 잡고 4강에 올랐다.
네덜란드와의 4강 역시 위기가 이어졌다. 1세트를 잡았지만 2, 3세트를 내리 내주며 2-4로 밀렸다. 4세트에서 비기더라도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벼랑 끝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4세트 첫 화살을 세 명 모두 10점에 꽂아 넣는 등 상대를 압도한 한국은 승부를 슛오프로 몰고 갔다. 슛오프에선 네덜란드 선수들이 완전히 흔들리며 비교적 쉽게 승리했다.
결승전은 쉽게 가는 듯했다. 8강에서 주춤했던 전훈영이 완전히 살아나면서 연거푸 10점을 꽂았고 1, 2세트를 모두 잡았다. 완승으로 10연패를 완성할 것 같았다.
하지만 10연패는 마지막까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집중력을 발휘한 중국이 3, 4세트를 내리 잡으면서 또 한 번 슛오프 승부가 된 것.
그래도 마지막에 웃은 쪽은 한국이었다. 첫 주자 전훈영, 마지막 주자 임시현이 잇따라 선에 물리는 10점을 쐈고, 중국의 세 화살은 8-10-9점이었다. 전훈영, 임시현의 화살이 모두 10점으로 인정되면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10연패의 중압감 속, 두 번의 슛오프까지.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한국 궁사들의 심장은 누구보다 강했다. '40년 왕좌'의 전설은 그렇게 완성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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