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들만의 리그, 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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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7시30분,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
역사 안에서는 전당대회 순회경선 일정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와 보좌진들이 한데 모여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언제 어디서 전당대회를 여는지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된 건 당원과 강성지지자만을 바라보는 정치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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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7시30분,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 역사 안에서는 전당대회 순회경선 일정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와 보좌진들이 한데 모여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후보들은 고생했다며 서로에게 격려를 전했다. 추억을 남기려는지 삼삼오오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소 떠들썩해 보였을까. 휴가를 마치고 상경길에 올랐다는 한 남성이 내게 물었다. "창원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불과 두어시간 전의 열기가 가득했던 전당대회장의 모습이 한 시민의 무관심과 엇갈려 겹쳐 보이며 씁쓸함이 남았다. 이날 부산과 울산, 경남 창원에서 연달아 개최된 전당대회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도 당원들은 후보들을 도열해 맞이하며 각자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연신 연호했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 땐 환호성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언제 어디서 전당대회를 여는지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된 건 당원과 강성지지자만을 바라보는 정치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 강성지지자들은 경쟁자를 배신자로 낙인찍는다. 이재명 후보에 맞서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란 생각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은 침묵했고,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패기는 실종됐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앞다퉈 "이재명 대통령"을 부르짖는다.
문제는 '그들만의 리그'가 '전당대회 흥행 실패'라는 결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짜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이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강성 친명 일색의 최고위원회가 국민들의 무관심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최고위원회를 비롯해 정당 지도부 전체가 한 정치인 개인만을 위해 복무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자칫 정당의 생명과도 같은 다양성이 실종될 수 있다는 게 더욱 걱정되는 지점이다.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민주당이 집권을 통해 그 목표를 실현하려면 당심보다 민심을 앞세워야 한다.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밀리는 것을 비단 여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민주당이 균형과 조화의 미까지 갖출 때 집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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