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과 언론노조의 추격전 [뉴스 콕]

지난 한 주간 발생한 이슈 중 놓치지 말아야 할 뉴스를 〈시사IN〉의 시선으로 가볍게 콕 짚어드립니다.

7월23일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차를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 조합원들이 막아 세웠다. ⓒ최민희TV

이 주의 기습

난데없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7월23일 저녁,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던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차를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조합원들이 급하게 막아 세웠다.

그 직전인 오후 6시50분 방심위는 기습적으로 임시회의를 열어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전날인 7월22일 임기가 종료된 류 위원장은 이로써 3년 더 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날 임시회의에 참석한 5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한 위원 3인(류희림·강경필·김정수)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2인(김우석·허연회)으로 모두 여권의 추천을 받은 위원이었다.

오후 6시40분께 갑작스러운 회의 소식을 알게 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가 방송회관 19층 회의실로 올라갔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노조가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자 류희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계단으로 빠져나갔고 그 뒤를 노조가 쫓게 된 것이다.

지난해 8월 류희림 위원장 체제가 꾸려진 이후, 방송을 심의하는 독립기구인 방심위는 도리어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 류 위원장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사주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는 7월24일 성명을 내고, 류희림 방심위의 ‘표적·편파 심의’ 등을 거론하며 “이 모든 걸 알고도 류희림씨를 연임시킨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라고 규탄했다.

7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의 표결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이 최종 부결되었다. ⓒ시사IN 신선영

이 주의 부결

‘채 상병 특검법’이 7월25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9일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법안이 국회로 돌아온 지 16일 만이다. 국회법상 대통령이 거부한 뒤 재표결에서 부결된 법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총 투표수 299표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이었다. 재의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찬성이다. 이를 충족하려면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명은 찬성표를 던져야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특검법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못 박았다.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 통과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앞에 막히고 좌초된 것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원내 7개 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채 상병 특검법’을 제출해 7월4일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폐기됐지만 야권에선 더 강력한 특검법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로 발의하는 법안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당의 특검 추천권’을 배제하자는 의견도 제시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특검법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7월25일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를 찾았다. ⓒ시사IN 박미소

이 주의 환불

7월25일 아침, 서울 ‘위메프’ 본사 1층에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티몬’ 본사 앞에도 자리를 깔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빚어지자 위메프와 티몬에 직접 여행예약금 등 환불을 요청하러 온 고객들이다. 위메프·티몬과 거래하던 결제대행업체(PG사)들은 7월23일부터 신규 결제는 물론이고 기존 결제에 대한 취소까지 막아버렸다.

위메프와 티몬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큐텐의 계열사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세운 회사다. 2022년 티몬을 인수한 뒤 2023년 위메프와 인터파크, 올해 2월에는 AK몰과 미국 기반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를 사들였다.

연이은 인수가 유동성 문제를 불러와 지금의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메프·티몬은 고객이 결제한 시점에서 최대 두 달 뒤에 판매자에게 정산해주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데, 큐텐이 사업 확장에 이 정산 대금을 끌어다 쓰면서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큐텐 그룹은 ‘위시’ 인수에 2300억원(약 1억7300만 달러)이 들었다고 발표했다. 큐텐은 이처럼 몸집을 키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계획이었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7월25일 낮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고객이 가장 급하게 원하시는 환불을 완수하려고 한다. 현재까지 (현장에서) 700건 처리를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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