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파리] '금x10' 대한민국 여자단체 양궁의 역사
대만, 그리고 중국의 눈물
(MHN스포츠 이솔 기자) 역사가 시작된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대한민국의 여자 궁사들은 단 한번도 최강자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다.
29일 오전 12시 50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광장에서 금메달을 완성해낸 양궁 여자 단체 대표팀은 중국을 슛오프 끝에 5-4로 제압하며 대한민국의 10연속 금메달 기록을 써냈다.
이 기간동안 중국은 무려 6번이나 대표팀에게 도전했으나, 모두 은메달을 거두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 중화권 팀인 대만 또한 대한민국에게 좌절한 이후 2개대회 연속 4강 이상 오르지 못했다.
역사의 시작은 1988 서울올림픽이었다. 당시 대표팀 김수녕-왕희경-윤영숙은 단체전에서 인도네시아를 꺾으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에서는 그 어느팀도 기록하지 못했던 1000점을 쏘는 압도적인 기록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개인전에서도 김수녕(금)-왕희경(은)-윤영숙(동)을 차지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은 중국을 김수녕을 필두로 조윤정-이은경이 다시금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때도 중국을 상대로 경기를 압도하며 236-224로 12점차를 기록, 2연패를 완성했다.
1996 아틀란타 올림픽에서는 김조순-김경욱-윤혜영이 금메달을 합작했다. 결승에서 독일과 접전을 펼쳤으나, 합산스코어 245-235로 10점차 승리를 거뒀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윤미진-김남순, 그리고 8년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김수녕이 합산 251점을 기록, 우크라이나를 251-239로 제압하고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최고기록(240)에 가까운 점수를 쐈으나, 평균 250점대를 기록하던 대표팀의 실력 앞에서는 웃을 수 없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241-240으로 1점차 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이성진-박성현-윤미진은 또 한번 칼 끝 승부 끝에 금메달을 따내며 5연속 금메달을 끝내 사수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4년 전 상대인 중국을 224-215, 9점차로 압살하며 다시금 웃었다. 대표팀의 주현정-윤옥희-박성현이 만들어낸, 중국 안방에서의 압도적 결과였다. 특히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단 두번만 8점을 쏘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7점을 사격하기도 했던 중국을 그야말로 '참살'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다시 1점차 접전 끝에 중국을 210-209로 눌렀다. 이성진-기보배-최현주의 작품이었다. 특히 4강에서는 대표팀의 221점 기록에 근접했던 일본(8강 219점)을 만났으나, 대표팀의 기세에 눌린 일본은 대회 최저기록인 206점을 사격하며 자멸하기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장혜진-최미선-기보배가 다시 우승을 합작했다. 이때부터 5점 선취제도가 도입됐으며, 결승 상대인 대만을 5-1로 제압했다.
특히 첫 라운드(6발)에서는 60점 중 60점을 사격, 50점을 사격한 대만을 10점차로 압살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대만은 단 한번도 55점 이상을 사격하지 못하며 벽 앞에서 좌절했다. 이때 좌절한 대만은 2020 도쿄올림픽-2024 파리올림픽에서 모두 준결선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이 예선에서 올림픽 레코드(2034)를 작성하는 등, 메달 도전에 기대감을 선사했다. 안산-장민희-강채영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결선에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를 6-0으로 압살했다.
직전 대회(2016 리우)에 이어 대표팀은 단 한 세트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2연패는 물론, 2개대회 연속 무실세트(2점 허용) 전승 기록을 써내기도 했다.
그리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예선라운드에서 다시 올림픽 레코드(2046)를 작성한 대표팀이 다시금 기대를 모았다. 8강에서는 '벽'을 느꼈던 대만을 다시금 6-2로 잡아냈으며, 4강에서는 네덜란드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결국 슛오프를 한 차례 거쳤던 대표팀은 중국과의 결승에서도 슛오프 끝에 5-4를 기록, 10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비록 무실세트 전승은 깨졌으나, 대표팀은 그 어느나라도 쉽사리 기록하지 못한 하계올림픽 '10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대표팀의 선봉으로 활약한 전훈영은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했지만, 준비한걸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동생들도 100% 믿고 있었다. 결과보다는 한발한발 최선을 다했다"라며 함께 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멋진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세를 이어 양궁 대표팀은 2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예정된 양궁 남자 단체에서 또 한번의 역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공식 SNS 계정, MHN스포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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