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텍, ‘기회의 땅’ 인도서 반도체·의료기기로 퀀텀점프 노린다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7. 29. 06: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51억원 투입 1공장 준공 후 가동 돌입
신사업 메모리모듈·SSD 제품 양산 전담
삼성전자 현지 생산 스마트폰 모듈 공급
500억 달러 규모 의료기기 시장도 공략
인도공장에서만 年매출 5000억원 기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 그레이터노이다에 들어선 드림텍 공장 전경. <그레이터노이다(인도) 양연호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도 수도인 뉴델리에서 약 40㎞ 떨어진 산업도시 그레이터 노이다. ‘북인도의 디트로이트’라 불리는 이 지역에 들어서니 축구장 11개 규모 부지에 들어선 드림텍 인도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제조해 공급한다. 이곳에서 만난 이덕상 드림텍 해외사업본부장은 “현재 드림텍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품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며 “올 4분기부터는 신규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모듈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종합전자부품 중견기업 드림텍이 ‘기회의 땅’ 인도에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손잡고 스마트폰에서 메모리반도체로 주력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의료기기로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드림텍 인도공장 준공식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박찬홍 드림텍 대표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공급하는 메모리 제품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며 “향후 반도체 모듈제품(S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과 스마트 의료기기로 제품군을 확대해 드림텍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드림텍 인도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마트폰 모듈 본딩 검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레이터노이다(인도) 양연호 기자>
1998년 설립된 드림텍은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사용되는 각종 PBA(인쇄회로기판 조립품) 모듈을 개발·공급해왔다. 2012년에는 지문인식센서 모듈 사업을 시작해 2016년부터 업계 최초로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지문인식센서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국내 아산공장과 베트남 박닌공장에 이어 세 번째 생산거점인 인도공장에서 드림텍은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D램 모듈과 SSD 완제품을 제조한다. 기존 스마트폰 모듈 사업처럼 반도체 부품을 전달받아 모듈로 조립한 후 테스트를 거친 후 완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구조다.

드림텍의 메모리반도체 모듈 사업 진출이 갖는 의미는 크다. 기존 스마트폰 모듈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의 폭발로 전방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도 반도체 디자인, 제조, 기술개발을 위해 1조2500 루피(약 20조원) 규모의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인도법인(SSIR)에서 올해 SSD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했다. 드림텍은 반도체 생산 라인에 인도법인 전체 투자금의 약 40% 정도를 투자했다. 상장표면실장기술(SMT)부터 테스트, 패키징 등에 이르기까지 모듈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담당한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양산 라인이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메모리 모듈 생산라인 증설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드림텍 인도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마트폰 모듈에 들어가는 마이크 보호테이프 부착작업과 이물검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레이터노이다(인도) 양연호 기자>
신성장동력인 스마트 의료기기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드림텍은 인도 내 바이오센서 수요 증가에 발맞춰 인도 현지에서 무선 바이오센서를 생산·공급해 2030년 500억 달러(68.8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인도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드림텍의 바이오센서는 환자의 가슴 부위에 부착해 심전도,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 환자의 주요 생체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의료기기다. 2015년부터 미국 라이프시그널스사와 원격 모니터링에 특화된 무선 바이오센서 제품군을 공동개발해 현재 인도 종합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 향후 인도공장을 통해 월 100만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구축해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인도 의료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기기는 고령층 및 기대 수명 증가, 질병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속도에 비해 열악한 인도 보건의료 시스템의 공백을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인도 정부도 ‘메이크 인 인디아’를 통해 의료기기 제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세금 감면 및 수입 관세 완화, 연구 개발, 100% 해외직접투자(FDI)와 같은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2020년 7월부터는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도입, 암 관리 빛 방사선 치료 기기, 방사선 및 영상 의료 장치, 마취제 및 심장 호흡기 기기, 심장 박동기의 제조를 중점 지원해오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드림텍 인도 제1공장 준공식에서 박찬홍 드림텍 대표(좌측에서 다섯 번째)와 장재복 주인도대사(좌측에서 여섯 번째) 등 내외빈이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그레이터노이다(인도) 양연호 기자>
현재 주력인 스마트폰 모듈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인도 법인이 생산하는 연간 물량의 20~25%를 담당할 예정이다. 드림텍 인도공장은 생산라인을 100% 가동할 경우 연간 최대 1억 개의 스마트폰 부품 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드림텍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모듈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스마트폰 모듈과 메모리 반도체 모듈 매출이 6:4 정도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도 현지 수요 대응을 위한 스마트 의료기기 매출이 더해져 연매출 500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드림텍 인도공장에는 자동화 시스템과 AI 딥러닝을 적용한 검사 장비가 도입될 예정이다.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균일한 품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검사 공정에는 드림텍의 자회사인 ‘에이아이매틱스’와 협업해 개발한 AI 딥러닝 기반 자동화 검사 장비가 도입된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불량까지 잡아내 불량 검출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공정 검사 인력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림텍 관계자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인력을 현재 대비 약 20~25% 수준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