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농협타운` 완성?… NH, 돈의문 디타워 인수 `총력`

이윤희 2024. 7. 2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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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

DL그룹 본사로 쓰이는 서울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 인수전의 참전자들의 면면이 윤곽을 드러냈다.

최근 본입찰에는 6곳이 참여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옥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서대문 일대를 NH금융타운으로 조성하려는 NH농협금융의 최종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돈의문 디타워 매도 측인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23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 마스턴운용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본입찰에는 NH농협금융 자회사 NH농협리츠운용과 행정공제회-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 외국계 투자자 등 6곳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SI들은 매입 후 사용 계획으로 사옥으로 사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입찰에 뛰어든 지방행정공제회는 현재 서울 용산구에 1994년 준공된 사옥을 쓰고 있다. 정공제회는 신사옥 마련을 위해 재작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수차례 빌딩 매물 인수를 시도했다.

또한 돈의문 디타워 인근에 본사가 위치한 NH농협금융의 인수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H농협금융의 자회사 NH농협리츠운용은 돈의문 디타워 인수 관련 투자설명서(IM)을 수령하고 제반사항을 검토해왔다.

NH농협금융은 NH리츠운용의 운용자산(AUM) 확대와 함께 사옥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수전에 참전했다. NH농협금융은 이번 돈의문 디타워 인수를 통해 서대문 일대에 'NH농협금융 타운'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NH농협금융은 돈의문 디타워 길 건너편 농협중앙회 중앙 본부 신·구관 2개동에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농업박물관 등이 모여있다. 2005년 7월 신축한 지상 12층 규모의 농협 중앙본부 사옥과 함께 옛 중앙본부 건물을 헐고 지은 지상 21층, 지하 6층 규모의 본부 신관을 함께 사용해왔다.

하지만 공간이 부족해 NH손해보험은 인근 KT&G 서대문타워에, NH농협생명은 서소문 NH농협생명빌딩(구 임광빌딩)과 웨스트게이트타워에, NH농협카드는 돈의문 디타워 등에 분산 입주해있다. 2016년 NH농협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피에스KORIF2호' 소유의 임광빌딩을 3000억원에 인수했지만 여전히 만성적인 사무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NH농협금융은 돈의문 디타워를 담은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의 핵심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미 NH농협카드 본사는 돈의문 디타워에 입주했다.

한 상업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래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건물이 농협이 사옥으로 쓰려고 지었던 것이었다. 농협은 그 빌딩과 인근 하나로마트 플래그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을 연결해 '농협타운'으로 만들 계획이었다"면서 "하지만 당시 정권이 압박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팔았던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야말로 서대문 인근에 명실상부한 농협금융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NH 금융 전 계열사가 공동으로 인수자금을 출자하는 등 이번 인수전에 힘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도심업무지역(CBD)에서 조금 벗어난 입지이지만 6만㎡ 이상의 초대형 오피스 매물이 현재 시장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큰 것"이라면서 "잘하면 시장이 예상한 가격을 웃도는 매각가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수 후보자들이 입찰에 제시한 가격대는 3.3㎡당 3500만원 안팎이다. 후보자들이 각각 인수 의지를 드러낸 만큼 최종 매각 가격은 입찰 최고가 기준으로 약 93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돈의문 디타워는 지난 2020년 6월에 준공된 전철 5호선 서대문역과는 지하로 연결된 초역세권 프라임급 오피스다. 연면적 8만6224.32㎡(약 2만6096평),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다. DL그룹이 준공 당시부터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도 DL 지주, DL이앤씨, DL케미칼, DL에너지 등이 입주해 있다.

DL그룹은 해당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28.33%를 보유하고 있고 돈의문 디타워를 본사 사옥으로 쓰고 있지만 매수에 참여하기보다는 임차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종로구 효제동 일대 부지를 2020년 효제피에프브이(PFV)를 통해 취득해 오피스로 개발 중이다. 준공 이후 이 곳으로의 본사 이전이 예상된다.

마스턴운용은 빌딩이 준공한 2020년 '마스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79호' 펀드를 조성해 이 빌딩을 3.3㎡당 2500만원, 총 6600억원대에 인수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2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펀드 만기는 내년 1월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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