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마른 몸’ 정답인양…“섭식장애 환자 80%가 25세 이하” [건강+]
먹는 것을 의지로 조절하는 단계 넘어서
‘마른 몸’ 정답인양 보는 SNS가 촉발 역할
신체·정서적 변화 10·20대 부정적 영향
영양부족·극단적 저체중땐 사망 위험도
유럽처럼 학교 기반 예방교육 등 나서야
정부기관 주도 치료 지원센터 구축 절실

섭식장애는 극단적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 폭식을 반복적으로 하는 폭식성 섭식장애인 신경성 폭식증과 폭식장애 등이 포함된다. 거식증의 10∼50%는 폭식을 동반한다. 단순히 폭식과 구토라는 현상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정상 체중인 거식증도 있고, 폭식과 구토를 자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살을 빼려고 하지는 않지만 음식섭취가 두려워 먹기를 피하는 경우 등 ‘비정형화된 섭식장애’가 전형적인 섭식장애보다 훨씬 많습니다. 먹는 것에 대한 태도와 감정 등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10∼20대 발병이 많은 것은 에스트로젠의 급격한 변화, 신체적 및 정서적 감수성의 성장, 또래 문화 등이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오는 외모, 체중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자극이 섭식장애를 촉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SNS는 ‘마른 몸’을 정답처럼 보여주는데 이는 10대, 20대 여성이 ‘마름’을 미의 기준으로 바라보게 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다”며 “또 먹방은 폭식욕구를 대리만족시키는 일종의 상업적 목적의 서커스 같은 것으로 섭식장애에 취약한 사람에게 폭식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훈련된 ‘프로 먹방러’조차 이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경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수는 2016년 7647명에서 2021년 1만3000여명으로 5년 만에 70%가 늘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증가도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대다수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거나 의사가 병을 인식하지 못해 통계에서 누락되고 있다는 것이다.

“섭식장애 치료는 건강이 위험하다면 신체 상태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 후 정상적인 식습관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섭취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동기강화, 정신심리치료 등을 시행하고, 심각한 저체중인 경우에는 비위관이나 경정맥을 통한 영양공급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치료기간은 섭식장애 기간과 심각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 교수는 섭식장애가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비용과도 직결되는 만큼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국 등 유럽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청소년 대상 학교기반 섭식장애 예방 교육, 계몽, 조기 개입에 예산 지원을 하면서 2003년 이후 신경성 폭식증의 환자가 감소한 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섭식장애 지원 센터와 같이 치료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서구에서는 청소년, 청년층에서 호발하는 이 병을 치료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도 섭식장애 전국 지원 센터(CEDRI)가 있고 거점 지역마다 섭식장애 지원 거점 병원을 지정해 지역의 섭식장애 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환자와 가족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을 위한 섭식장애를 상담하고 치료자를 훈련하는 정부 주관 기관이 필요합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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