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타 보고 산다? 더 잘 보고 산다!

권재현 기자 2024. 7.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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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봇모빌리티 차량 구매 서비스 앱 ‘내차구매’ 캡처 화면.
세계 온라인 자동차 거래 시장
2032년 7542억달러 성장 예상
국내도 꾸준히 상승 ‘1조 규모’
현대차 등 온라인 채널로 직판
중개 매매 플랫폼들도 성황
보험 등 각종 서비스 연계에
간편 추구 소비자 만족도 높아

전 세계 자동차 거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직영점이나 대리점 중심에서 온라인 공간을 통한 거래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중고차는 물론 신차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며 시장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발품을 팔고 시간을 들여 직접 자동차 전시장을 찾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고르고 주문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가히 ‘오토커머스 시대’의 개막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속속 도입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 분석, 가상현실(VR)이나 확장현실(AR)과 같은 새로운 첨단 디지털 기술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경험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 업체 IMARC에 따르면 지난해 약 3260억달러였던 글로벌 온라인 자동차 거래 시장은 2032년까지 약 7542억달러 규모로 커져 연평균 성장률이 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북미와 유럽,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차량 판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북미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에서는 카바나, 브룸, 오토네이션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비대면 배송 서비스 등 편리한 구매 프로세스와 다양한 금융 옵션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자동차 명가’ 브랜드가 즐비한 유럽 역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유럽은 독일,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영국의 카주, 독일의 비어카우펜다인아우토 등의 플랫폼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투명한 가격 정책과 품질 보증 서비스를 앞세운다. 온라인 거래의 핵심은 신뢰라는 판단에서다. 아시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를 보유한 한국, 중국, 일본이 온라인 거래에서도 선두권을 형성 중이다. 특히 미국과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놓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서는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2020년 약 5700억위안(약 108조원) 규모이던 중국의 온라인 차량 거래 시장은 지난해 약 1조1000억위안(약 210조원)까지 이르는 등 최근 3년 새 2배가량 커졌다.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2020년 약 4% 수준이던 온라인 거래 비중이 2023년엔 10%까지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간편결제로, 내연기관차를 건너뛰고 전기차로 글로벌 주도권을 차지했듯이 자동차 거래 시장에서도 이처럼 대면 거래를 넘어 비대면 거래가 빠른 속도로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거래가 활발한 일본에서도 이제 온라인 판매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기존의 전통적 대면 판매 방식이 지닌 장점과 디지털 경험을 혼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대리점 모델’로의 전환이 특징이다. 카센서, 구넷, 쿠루마에라비 등의 플랫폼들이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품질과 신뢰를 우선시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엄격한 검수를 강조한다. 국내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5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3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상승했다. 이는 전체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증가율로, 지난해 4분기 이후 매달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온라인 거래는 크게 두 방식으로 나뉜다. 첫째로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직접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사 모델을 판매하는 경우다.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신차 모델의 온라인 출시와 동시에 디지털 쇼룸과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선보이며 매매 과정을 간소화해 소비자들의 만족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을 운영 중이다. 최근 도심형 SUV ‘액티언’을 출시하고, 사전 예약 접수를 시작해 하루 만에 1만6000대를 돌파한 KG모빌리티 역시 전국 대리점서 1309명이, 액티언 전용 온라인 사이트에서 1만4824명이 사전 예약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를 거래하는 중개 매매 형태가 있다. 운전자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차봇모빌리티의 차량 구매 서비스 앱인 ‘내 차구매’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비교 견적’ 카테고리를 활용하면 여러 영업점을 일일이 찾아가지 않고도 앱에서 실시간으로 견적을 받아 한눈에 가격과 세부 사양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금융 및 부가 서비스 혜택까지 고려한 맞춤형 최적 조건을 선택할 수도 있다. 리스, 렌털 전문 상품을 갖춘 ‘즉시 출고’ 카테고리를 활용하면 전문 상담사를 통해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인기 차종도 상담 신청 후 빠르면 5일 내로 받아볼 수 있다.

차량 구매 시 필수인 보험 가입과 차량 정비, 세차, 인공지능(AI) 수리 견적 등도 해결해준다. 차봇모빌리티 관계자는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종합 차량 관리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1월 앱 출시 이후 현재 누적 사용자가 50만명을 넘어섰고, 비교 견적 신청 건수 또한 매월 평균 19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차봇모빌리티 외에도 롯데온, 네이버 등의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신차 정보를 제공하며 온라인 자동차 거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합 중이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으로는 ‘엔카’ ‘헤이 딜러’ 등이 있다. ‘케이카’와 ‘리본카’는 중고차량을 직접 매입해 직영으로 판매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클릭 몇번으로 간편하게 차를 비교하고 구매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앞으로 자동차 구매 시장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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