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못 지나가요" 인도까지 찬 빗물…맨손 경찰, 출근길 대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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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5시쯤 서울 강남구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당일 오전 3시간 동안 쏟아진 비의 양(49㎜)이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 3일 동안 강남 지역에 쏟아진 누적강수량(154㎜)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4팀 이원준 경장은 당일 오전 5시쯤 강남구 청담동 한 도로에서 '물이 차 있다' '지금은 지나가도 곧 있으면 못 지나간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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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5시쯤 서울 강남구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당일 오전 3시간 동안 쏟아진 비의 양(49㎜)이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 3일 동안 강남 지역에 쏟아진 누적강수량(154㎜)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게릴라성 폭우라고 불릴 만큼 물은 갑작스럽게 불어났다.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4팀 이원준 경장은 당일 오전 5시쯤 강남구 청담동 한 도로에서 '물이 차 있다' '지금은 지나가도 곧 있으면 못 지나간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도로 2차선이 모두 물에 잠겨 빗물이 인도 높이까지 출렁거렸다.
하수구가 막혀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출근 시간대를 앞두고 도로가 침수된다면 차량 정체가 극심해질 터였다.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이 경장은 맨손으로 하수구에 쌓인 낙엽, 이물질 등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고였던 물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유관 기관에서 도착하기 전 긴급히 도로 침수를 해결한 덕에 출근 대란을 막을 수 있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당일 새벽 강남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다가 오전 4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전 7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쏟아진 양은 49㎜.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강남 지역에 내린 누적강수량이 154㎜인데 3일간 내린 비의 3분의 1 양이 겨우 3시간 동안 내린 셈이다.
순찰 중이던 강남경찰서 압구정파출소 4팀 곽대현 순경이 이 현장을 발견했다. 곽 순경은 먼저 도로 가장자리에 있는 배수구로 향했다. 배수구가 막히면서 물이 고였다. 그는 출근길에 오른 차량이 침수되지 않도록 도로 가장자리로 통행을 유도했다. 관련 기관인 강남구청과 시설관리공단 측에도 상황을 통보했다. 강남경찰서 교통과에 추가 경력 지원도 요청했다.
빗물이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을 때쯤 곽 순경은 교통경찰과 함께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당일 성수대교 남단 올림픽대로 주변 도로는 오전 6시40분쯤부터 아예 통제됐다.
곽 순경은 "처음 도착했을 때는 물이 조금 막혀 있어서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물이 순식간에 무릎까지 불어났다"며 "현장에서 상황을 보니 아예 진입 차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교통경찰 차량으로 입구를 막고 차단했다"고 말했다.
당일 오전 4시쯤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큰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도 있었다. 압구정파출소 김정규 경장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통제를 시작했다. 뒤이어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해 나무를 절단하고 협력해 조치했다.
지난 21일 오전 1시50분쯤에는 강남구 소재 먹자골목에 공사 중이던 건물 가벽이 붕괴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먹자골목 특성상 새벽 시간에도 보행자와 차량이 많이 지나다녀 사고 위험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역삼지구대 김지현 경사는 도로를 통제했다. 이어 도착한 유관기관과 함께 붕괴한 가벽을 모두 치웠다.
경찰 관계자는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먹자골목에 임시로 세워둔 가벽이 장마철 비와 강풍으로 쓰러진 상황이었다"며 "추가적인 위험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도로를 통제하고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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