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특급도우미' 육군…호주 등 3개국에 무기운용 노하우 전수
우리 군이 K-방산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우미로 나섰다. 올해부터 한국산 무기체계를 도입한 국가에 운용 노하우 등을 교육하면서다. 특히 육군은 모든 교육을 영어로 진행하면서 K-방산 뒷받침은 물론 초급간부들의 어학능력 향상,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28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약 3주간 호주·폴란드·이집트 3개국 장병 14명에 '육군 국제과정' 교육을 실시한다. 육군 국제과정은 한국산 무기체계와 전술적 운용 방법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육군은 그동안 타국과 군사 교류시 한국군 무기체계를 도입한 나라들로부터 한국 육군의 전술적 운용 노하우 등을 전수받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육군은 지난해부터 국방부, 방위사업청, 방산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했고 올해 첫 육군 국제과정으로 'K9 자주포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
K9 자주포는 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산 명품무기'다. 누적 수출액만 약 13조원이다. K9 자주포 운용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루마니아 등 10개국이다.
육군은 이번에 교육생 14명에게 최전방 지역 안보견학과 육군과학화훈련단(KCTC) 훈련 참관 등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 K9 자주포 운용자 교육과정 입교식을 시작으로 K9 자주포 장비 조작, 시뮬레이터 실습, 포탄 사격, 사용자 정비 등의 교육을 실시 중이다. 이번 교육 대상은 K9 자주포를 도입한 3개국 장병들로 K808 차륜형장갑차, K2 전차 등 무기체계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됐다.
이번 교육은 외국군만을 위한 과정이다. 기존 한국군과 외국군이 함께 교육받는 수탁 교육이나 정비기술 교육 등이 있었지만 외국군 전용 교육과정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육군이 모든 과정을 영어로 진행해 '글로벌 국제교육'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를 지닌다.
군 내부에선 '글로벌 군사전문가'를 양성 효과도 있다고 본다. 이번 교육에선 K9 자주포 등을 실제 운용하는 초급장교와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외국군 교육생들의 멘토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초급장교들의 어학능력 향상은 물론 참가국 장병들과 군사교류, 네트워크 확장 등이 기대된다.
조종래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은 "육군 국제과정은 무기체계 교육은 물론 한국과 참가국 간 국방외교와 군사교류협력을 통해 연합작전 수행능력 등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방산 수출 이후에도 후속 교육지원을 제공해 한국 방위산업에 대한 신뢰 향상과 방산 수출의 완전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교육 만족도도 높다. 호주 육군 책임자로 교육에 참가한 매튜 깁슨 밀러 소령은 "한국 교관들이 제공하는 기술·지식·경험은 호주군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AS9 자주포(K9 자주포의 호주 수출형 버전)가 호주군에 정식 배치되기 전 K9 자주포의 다양한 전술적 운용방법을 배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폴란드 육군의 고스 중위는 "육군 국제과정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 폴란드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참가국 장병들과 포병 운용에 대해 논의할 시간 등도 마련돼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은 "한국에서 제공하는 '육군 국제과정'에 각국을 대표해 참여해 준 여러분들이 국방의 미래를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라며 "K9 자주포, K2 전차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한국산 무기체계의 운용 능력을 숙달해 자국의 안보와 방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육군은 오는 11월 기계화학교에 'K2 전차 과정', 군수학교에 'K9 자주포·K2 전차 정비과정'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턴 방산수출 무기체계를 고려한 교육과정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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