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면 수익률 30%"…벤처캐피탈 사칭 '투자 사기 주의보'

이정후 기자 2024. 7. 29. 05: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소액을 투자한 A 씨는 실제로 수익을 올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 SBVA의 사명과 임직원 이름을 사칭한 투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A 씨 역시 SBVA를 사칭한 이들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고 500만 원을 입금했다.

돈을 구할 수 없던 A 씨는 투자가 어렵다고 했으나 이들은 "입금하지 않을 시 공모주를 마련한 기관에 위약금으로 계좌의 남은 자금이 지급될 수 있다"며 협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꾸며 투자금·수익금 표기…출금은 안 돼
투자 유도 금액 늘려가며 "투자 안 하면 원금 잃어" 협박
ⓒ News1 DB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1. A 씨(만 62세)는 지난 5월 자신을 벤처캐피탈 임직원으로 소개한 이로부터 급등주 추천 문자를 받았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소액을 투자한 A 씨는 실제로 수익을 올렸다. 신뢰가 쌓인 그는 이들이 알려주는 SNS 단체방에 가입했다. 이들은 AI 거래·장외주식 거래·공모주 거래 등 다양한 방식으로 A 씨를 현혹했다. 이미 수천만 원을 입금한 그였지만 투자 요구 금액은 점점 커졌고 추가 입금을 하지 않을 경우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2. 50대인 B 씨는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현직 벤처캐피탈 임직원이 고수익 주식을 추천하는 광고를 봤다. 이들이 운영하는 SNS 단체방은 '하루 수익 30~40%'를 보장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단체방에 가입한 그는 수백만 원을 입금했다가 의심이 들어 추가 투자를 중단했다.

벤처캐피탈 임직원을 사칭한 불법 투자 리딩방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약 2년 전 국내 벤처캐피탈을 사칭해 이뤄졌던 사기 행위는 여전히 뿌리 뽑히지 않고 계속해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 SBVA의 사명과 임직원 이름을 사칭한 투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상장된 주식을 추천해 실제 투자 수익을 보게 만든 뒤, AI 투자·장외주식 거래·공모주 투자 등을 거론하며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이다.

A 씨 역시 SBVA를 사칭한 이들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고 500만 원을 입금했다. 이들은 투자금으로 이익이 발생하자 "그 정도로는 수익이 약하니 더 입금하라"고 종용했다. 그러면서 투자 금액 및 투자로 인해 발생한 이익금이 표시되는 별도의 웹사이트 링크를 전달했다.

해당 웹사이트는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안전하게 예치 중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 출금과 입금은 불가능한 '깡통 사이트'였다. A 씨는 "실제 주식 프로그램과 똑같이 종목 조회도 되고 실시간 주식 가격도 똑같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가 제보한 투자 관련 사이트. A씨에 따르면 투자 금액을 확인할 수 있을 뿐 거래는 할 수 없다.(A씨 제공)

이들은 언론에 보도된 임직원의 실명을 사칭해 매일 아침 투자 강의를 진행하고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피해자들의 환심을 샀다. 단체방에 입장한 60여명은 종목 추천이 이뤄질 때마다 수천만 원부터 최대 1억 원을 이체한 인증 사진을 올렸다.

A 씨 역시 이들이 안내한 별도의 은행 계좌로 수차례에 걸쳐 총 4000만 원을 입금했다. 중간에 A 씨가 500만 원가량의 출금을 요청하자 이들은 A 씨 계좌로 해당 금액만큼 입금해 A 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AI 거래, 장외주식 거래, 공모주 거래 등 투자 수법을 바꿔가며 더 큰 금액을 요구했다. 돈을 구할 수 없던 A 씨는 투자가 어렵다고 했으나 이들은 "입금하지 않을 시 공모주를 마련한 기관에 위약금으로 계좌의 남은 자금이 지급될 수 있다"며 협박했다.

SNS 단체방에 입장한 60여명 중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A 씨와 같은 피해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투자 사기 피해가 발생하자 SBVA는 공식 홈페이지에 "SBVA 임직원은 자금 운용을 빌미로 정보 제공 채널(카카오톡, 밴드, 라인 등)을 통해 개인 투자 또는 송금을 권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공지문을 안내했다.

SBVA는 과거에도 한 차례 벤처캐피탈 사칭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당시 SBVA는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해 관련 수사가 진행된 적이 있다. SBVA 관계자는 "이번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현재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이라며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 피해 예방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벤처캐피탈을 사칭해 투자를 유도하는 불법 리딩방은 예전부터 종종 있어 왔다. 이에 지난해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피해 예방 목적의 공지문 게재 협조를 회원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으로 주장하는 자가 투자를 권유하면 해당 회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재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사기 의심 시 즉시 거래를 중단 후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leej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