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 역사 인정…'강제 노역'은 빠져
[앵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던 곳입니다.
이 역사를 지우려 했던 일본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권고에 따라 조선인 노동을 소개한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도쿄에서 박성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에서 북쪽으로 300여㎞ 떨어진 니가타현 니가타시. 이곳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남짓 거리에 사도섬이 있습니다.
항구에서 다시 자동차로 50분쯤 이동하면 사도 광산에 닿습니다.
이곳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 약 1,500명이 가혹한 환경에서 일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애초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유산 시기를 16세기에서 19세기 중반으로 한정했습니다.
조선인 강제노역 시기가 포함된 근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겁니다.
그러면서도 사도광산을 상징하는 근대 유산인 부유선 광장은 세계유산 구역으로 포함해 신청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는 등재 보류를 권고하며 전체 역사를 반영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후 우리 정부와 협상 끝에 광산에서 약 2㎞ 떨어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2층 한 편에 조선인 광산 노동자의 생활을 소개한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전시실은 22㎡ 규모로 입구 옆엔 과거 사도광산에서 쓰인 도시락통이 전시돼 있습니다.
전시물에는 '한반도 출신 노동자는 일본 출신자와 비교해 위험한 갱내 작업에 종사한 사람 비율이 높았다'거나 한 달 평균 28일 작업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습니다.
또 조선인 노동자 모집, 알선에 조선총독부가 관여했다는 사실은 적혀 있지만 강제 동원 등 강제성을 드러내는 문구는 없었습니다.
일본은 우리 정부와 협상에 따라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매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도쿄에서 연합뉴스 박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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