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000’ 31세 女 한숨 “돈 없어 결혼 미루는 게”…부동산 커뮤니티 ‘술렁’

권준영 2024. 7.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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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수 208만명 육박’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뒤흔든 30대女 하소연 글 ‘파장’
“난 94년생 女 남친은 서른 후반, 나이 차 6~7살…둘 다 대기업 다니고 서울이 직장”
“남친, 원룸 오피스텔 전세금 2억 빚 없이 가지고 있어…테슬라 1대가 전부”
“서른 후반 남친, 빨리 아이 가지길 원하는데…당장 나 육휴 들어가면 어쩌려고…?”
<디지털타임스 DB, '부동산 스터디' 캡처>
<연합뉴스>
<연합뉴스>

자신을 대기업 종사자라고 밝힌 한 30대 여성이 모아둔 돈이 없어서 예정된 결혼을 미루는 게 맞는지 격정을 토로하는 글을 남겨 부동산 커뮤니티를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회원수 208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 "대기업 다니는 커플입니다…돈이 없어서 결혼을 미루는 게 맞을지 도와주세요ㅠ"라는 제하의 글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지 하루 만인 이날 오전 12시 43분 기준, 1만1000 조회수를 돌파하며 '인기글' 카테고리에 배치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여성 A씨는 "드디어 등업해서 부동산 카페에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부린이(부동산+어린이·부동산에 대해 아직 어린아이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집이 없어서…도와주세요"라며 "저는 31세, 만으로 30세 94년생 여자고 오빠는 서른 후반이다. 나이 차이가 6~7살이 난다. 둘 다 대기업 다니고 서울이 직장이다. 연봉은 둘 다 성과급 포함 제가 8000만원 정도, 월급은 평균 통장에 꽂히는 건 400만원 조금 넘는다. 오빠가 1억3000만원 정도다. 오빠는 평균 650만원 조금 안 된다. 성과급은 따로…"라고 자신과 예비신랑의 경제적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A씨는 "모아둔 돈이 문제인데ㅠ 오빠가 공부하느라 서른 초반에 입사를 했고 처음 몇 년은 보상심리에 노느라고 생각보다 돈을 못 모았다"며 "제일 중요한 시드머니는 오빠가 현재 원룸 오피스텔 사는데 거기 전세금 2억 빚 없이 가지고 있다. 테슬라 1대가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모님이 도와줄 형편은 안 된다고 들었다. 근데 매달 용돈 줄 형편도 아니라고 한다"면서 "저는 모아둔 돈 7000만원, 부모님이 1억5000만원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차 한 대 있고 2억 조금 넘게 들고 가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현재는 부모님 집에 거주 중이라 나가는 돈은 없다"면서도 "두 분 다 교사라서 노후도 빵빵하시고…둘이 어찌 저찌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하면 5억 맞춘다고 생각해도 회사 근처는 살 수가 없고 너무 멀어도 힘들고ㅠ"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빠는 자기가 이제 서른 후반이니까 결혼하면 빨리 아이 가지길 원하는데 당장 나 육휴(육아휴직) 들어가면 어쩌려고…? 이런 생각도 든다"며 "자존심 긁는 말 차마 못 하겠다. 둘이 2년만 더 바짝 모아서 결혼하면 영끌 해서 된다고 쳐도 그땐 저 33살인데 지금 결혼 적령기라서 저는 한 살 한 살이 소중하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을까요?"라고 공개 질의했다.

끝으로 A씨는 "사실 부모님께선 남자 나이가 저보다 7살이나 위인데 가져오는 게 저래서 굉장히 싫은 소리 많이 하셨는데 제가 소리 지르고 싸워서 (지금은) 조금 소강 상태"라면서 "부모님 싫은 소리를 어떻게 감당할지도 모르겠고 이번 주말이 너무 힘듦"이라고 자신이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나이 40 다 돼서 전 재산 2억인데 테슬라 타는 남자랑 결혼 하고 싶냐ㅋㅋ 내 동생이면 잡아 패고 싶다", "근데 다 자기 기준으로 댓글 쓰면 이 카페 험악 해집니다! 난 37세에 테슬라 타고 다니면 사치라 생각하는데 부자(?)들은 다르 군요. 반말이나 과도한 언행은 진지하게 쓴 글을 삭제하게 만드는 원인도 되죠! 사람들이 댓글 실컷 달아 놓으면 귀하 같은 막말 자 때문에 글쓴이가 글을 삭제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해봅니다", "몸 좋고 잘생기고, 어리고 예쁘면서 경제력도 있는 남·여성도 많은데 다들 돈이랑 외모랑은 반비례 한다고 생각하시는 듯…ㅋㅋ 참고로 두 분 정도면 열심히 재테크하면서 살면 충분히 앞으로 잘 될 수 있어요. 두 분 직업도 안정적이고 그 정도면 신혼부부 합산 상위권입니다. 행복하시길…", "대기업 장점은 대출을 잘 받을 수 있다는 거니 현금 4억+대출 5억해서 회사가 강남이니 성동, 광진, 송파, 동작 정도로 찾아보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다른 이들은 "남자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살기 좋은 아파트 보러 다니시고 신생아 대출 받고 남자, 여자 각각 대출 좀 받으면 아파트 사서 잘 살 수 있게 되는 게 요즘 정부 혜택입니다", "'정말 이 사람이다' 하면 돈 모아서 결혼할 생각 말고 빨리 결혼하는 게 더 빨리 모이고 자산이 불어나요", "2년 더 모으는 것보다 결혼하고 둘이 합쳐서 모으는 돈이 더 많고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외모 말고 인간성 괜찮고 성실하면 하루빨리 결혼하세요~ 남자 연봉 그 정도면 괜찮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데 인간성은 바뀌질 않고 사치하면 돈은 못 모으니 이 두 가지 보고 결정하세요", "처음부터 맞춰진 상태로 시작하려니 힘들어 보이는데 돈에 맞춰서 넓혀가며 사세요. 그리고 30대 초반이면 애 빨리 가지는 게 나음. 상황에 맞춰 사는 것도 중요하다더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기획재정부(기재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하는 부부에게 1인당 5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신설된다. 신혼부부가 둘 다 근로소득자거나 종합소득과세자라면 최대 1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출산의 선행 지표인 결혼에 관한 혜택을 강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인구위기, 잠재성장률 하락 등 구조적인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혼·출산·양육 각 단계별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혼세액공제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항으로, 시행 시 올해 1월부터 소급돼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적용된다. 나이나 결혼 횟수 등과 무관하게 혜택은 개인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38만 7000명가량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 부담 완화 규모는 약 1265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역시 세제 지원 적용 대상을 배우자까지 확대하고, 근로장려금(EITC) 맞벌이 가구 소득상한금액도 인상하는 등 그간 '혼인 페널티'로 불렸던 부분들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여러 고민을 해본 끝에 나이나 결혼 횟수 등에서 아무것도 정하지 않는 게 가장 국민정서에 맞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올해분에 대해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면 하반기 혼인신고가 급격하게 줄어 통계상의 왜곡을 초래하고 전반적인 우리 경제 상황까지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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