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올림픽 무대는 황선우에게 잔인한가...자유형 200m에서 2020 도쿄에선 최종 7위, 2024 파리는 준결승 탈락
그야말로 충격이다. 2020 도쿄 이후 3년간 열심히 경험을 쌓으며 2024 파리에서 성장의 증명을 하려던 게 물거품이 됐다. 김우민(23·강원도청)과 더불어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황선우(21·강원도청)가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황선우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혜성같이 등장했다. 당시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예선에서 유일한 1분44초대 기록이었다. 50m, 100m, 150m, 200m 구간에서 모두 조 1위로 통과했다. 이후 준결승에서는 1분 45초 53의 기록으로 2조 5위, 전체 6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당시 경영 종목 한국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박태환 이후 9년만이었다. 결승에서는 7번 레인에 배정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50m, 100m, 150m를 모두 1위로 통과했다. 세계신기록 페이스였다. 다만 초중반에 너무 무리하게 오버페이스로 몰아친 탓이었는지, 마지막 200m 구간에서 뒤로 처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결승점까지 약 20m를 앞두고 1분 45초 26을 기록하며 8명 중 7위로 마무리했다.
2020 도쿄와 2024 파리 사이에 황선우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2위(1분44초47), 2023년 일본 후쿠오카 3위(1분44초42), 2024년 도하에선 우승(1분44초75)을 차지하는 등 3년 연속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수영 선수가 3년 연속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오르는 것은 박태환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었다.
황선우는 2024년 자유형 200m 기록 순위에서도 1분44초75로 다비드 포포비치(1분43초13·루마니아), 루카스 마르텐스(1분44초14·독일), 매슈 리처즈(1분44초69·영국)에 이은 덩컨 스콧(영국)과 더불어 공동 4위였다.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왬은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과를 예측하며 황선우를 3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 들어선 황선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50m에서 부하가 걸린 느낌이었다”며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파리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선우는 실망만 하지는 않았다. 그는 “오늘 경기로 내 수영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남자 계영 800m, 혼계영 400m 등 경기가 남았으니, 이 기분을 빨리 떨쳐내고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겠다”면서 ‘앞’을 바라봤다.
세계선수권 3년 연속 입상이 무색하게 두번의 올림픽은 황선우에게 잔인했다. 2020 도쿄에서 최종 7위에 이어 이번 파리에서는 결승 무대조차 오르지 못했다.
준결승 1조에서 경기한 황선우는 100m까지 조 1위를 달렸다. 하지만, 100∼150m의 50m 구간 기록이 27초67,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이 27초30으로 뚝 떨어지며 1조 5위, 전체 9위로 밀렸다.
전날 열린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 선수로는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김우민도 주 종목이 아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2위를 해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준결승에서 1분46초58로 12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날 준결승에서는 포포비치가 1분44초53으로 1위, 스콧이 1분44초94로 2위를 차지했다. 자유형 400m 챔피언 마르텐스는 전체 4위(1분45초36)로 결승에 진출해 대회 두번째 메달을 노리게 됐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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